설 연휴 이후 국내 증시 흐름에 대해 기관 및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완화되고,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지수 상승이 예측되지만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우한 폐렴’ 이슈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또한 최근 상승곡선을 타던 반도체 업종이 설 연휴에도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일지도 관건이다.
◆ 상승곡선 타는 코스피 지수…설 연휴 이후 반등할까
지난해 하향세로 고전했던 코스피 지수가 최근 미중 무역분쟁 1차 합의와 국내 증시 양대산맥인 반도체주(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반등에 힘입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코스피는 2246.13p로 3개월 전 지수(2085.66) 대비 7.69% 상승했다.
지난해 박스권에서 머물던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코스피 시가총액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6만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도 장중 10만원을 넘어 신고가를 다시 썼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이 1차 합의로 완화되면서 투자 심리를 부추겼다는 평가다.
대신증권 정연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시장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미중 무역분쟁·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이 올해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투자자들에게 퍼지면서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환자 확산 우려는 리스크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실제 지난 23일 코스피가 중국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인해 1% 가까이 떨어지면서 2240선(2246.13)으로 장을 마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한 폐렴의 영향으로 떨어졌다. 외국인의 경우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우한 폐렴과 관련된 이슈는 단기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과거 메르스 사태를 돌아보면 이런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건 아니다”라며 “물론 건강관리는 약품 수요 호황, 인터넷과 통신은 외출 빈도 감소에 따른 활용 증가로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업종 대부분은 흐름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는 당분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경기 사이클 회복과 미중 무역 합의 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코스피 등락 범위를 2100∼2480으로 제시했다.
◆ 올해 국내 주식시장 업종 대세?…반도체·IT 주도주 가능성
설 연휴 이후 주목해야 할 종목과 업종은 다양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반도체와 IT(정보통신기술) 업종이 올해의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올해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휴대전화 시장이 확대되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전자 부품 등 전반적인 정보기술(IT) 분야 수요를 견인하는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며 “올해 IT 업종은 이유 있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도 “올해는 5세대 이동통신(5G) 및 서버·네트워크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회복이 기대된다”며 “이는 정보기술(IT)·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 주식시장의 매력을 돋보이게 만드는 변화로, 올해 코스피 상승 추세는 IT 업종이 주도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반도체 수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에 따르면 1월 수출은 257억 달러로 전년대비 0.2% 감소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은 전년대비 8.7% 증가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IT종목 가운데 코스피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 증권사들은 두 종목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부문의 이익은 올해 1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삼성전자 전사의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종전 목표주가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6만500원에서 6만8500원으로 13.2% 올렸다. 유안타증권의 경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5만6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28.6%나 상향 조정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로 목표주가 줄상향이 이어지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