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으로 스포츠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8일(한국시간) 기준 중국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4000명을 훌쩍 넘겼으며, 사망자도 106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은 비행기나 기차뿐 아니라 일반도로까지 폐쇄되면서 도시가 봉쇄된 상황이다.
스포츠계도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각종 스포츠 대회가 개최지가 변경되거나 대회가 취소되고 있다.
가장 먼저 개최지 변경을 결정한 종목은 복싱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복싱 태스크포스(TF)팀은 지난 26일 도쿄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예선을 오는 3월 3일부터 11일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애초 이번 도쿄올림픽 복싱 종목 예선은 다음달 3일부터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확산 탓에 중국올림픽위원회와의 논의 끝에 일정을 조정했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개최 시점뿐 아니라, 개최지도 요르단으로 바꿨다.
올림픽 여자 축구 예선전도 장소가 변경됐다. 올림픽 출전권에 도전할 수 있는 플레이오프행을 놓고 중국, 호주, 태국, 대만이 경쟁하는 이 대회는 애초 2월 3∼9일 중국 우한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자 결국 타 지역에서 열리게 됐다.
또한 아시아 축구 클럽 대항전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 28일 상하이 상강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경기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무관중으로 열리게 됐다.
태극낭자들이 참가할 예정이던 여자농구 올림픽 예선전도 개최지가 변경됐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지난 27일 공식 홈페이지에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개최하려 했던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치르기로 했다”며 “대회 일정은 다음달 6일부터 9일까지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FIBA는 “최근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의 확산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고, 선수와 대표단의 안전을 우선순위로 둬 집행위원회가 개최지를 베오그라드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중국, 영국, 세르비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아시아 강호 중국이 홈의 이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한국은 중국과 외부 변수 없이 승부를 벌일 수 있게 됐다.
중국 항저우에서 2월 12∼13일에 열릴 예정이던 ‘2020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대회’는 취소됐다.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은 도쿄올림픽 출전권에 영향을 주는 랭킹 포인트가 걸린 대회지만, 선수 건강을 위해 취소 결정을 내렸다. 3월 13∼15일에 예정된 중국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계육상연맹은 신종 코로나 감염이 3월에도 잦아들지 않으면 세계실내육상선수권 개최지와 개막 시점을 바꾸거나, 대회를 취소하는 등의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밖에 중국 리그오브레전드(LoL) 프로리그인 LPL은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선수들과 팬들의 안전과 건강을 보장할 수 있을 때까지 LPL 2주 차 일정을 무기한으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하부 리그인 LDL도 마찬가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