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들 "신종 코로나, 불난 건물서 탈출시키는 심정...국민 협조 절실"

감염병 전문가들 "신종 코로나, 불난 건물서 탈출시키는 심정...국민 협조 절실"

대한감염학회 등 감염병전문 9개 공동학회, 신종 코로나 국민 협조 당부

기사승인 2020-01-30 14:05:53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 세계 확산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이 국민들에 협조를 당부하고 나섰다.

30일 대한감염학회, 대한예방의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대한소아감엽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학회, 대한임상미생물학회, 대한진단검사의합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역학회 등  감염병 관련 9개 학술단체는 공동 담회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 완전 종식까지 수개월 이상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공동 학회는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은 우한에서 원인미상의 폐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진 시점부터 국내 유입 가능성을 예측해 이에 대한 대비ㆍ대응을 위하여 보건당국과 긴밀한 협조 하에 최선의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국민들을 안심시켰다.

이들은 "이미 2003년 사스와 2015년 메르스의 경험을 통해서 저희 전문학술단체들은 회원들 간의 소통 협력과 보건당국과의 긴밀한 협업이 매우 중요함을 경험했다.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얻게 된 각 분야의 지침을 바탕으로 우리는 지금의 신종감염병 재난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앞으로 확산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이날 오전 9시 기준 총 6060명이며, 이 중 사망자는 132명으로 모두 중국인이다. 같은 기간 국내 확진 환자는 4명, 유증상자는 204명이다.

이에 학회는 신종 코로나 확산과 관련 "효과적인 치료제나 예방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웃나라의 유입 감염의 규모는 어떠할 것인지 감히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의 통제 상태에 따라서 완전 종식까지는 수개월 이상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며 "만약 스스로 증상을 인지하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 전 반드시 관할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1339)로 연락하셔서 적절한 진료 안내를 받으시도록 유념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시작된 현재 상황을 큰 화재가 난 건물에서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상황에 비유했다. 

학회는 "지금은 의료기관의 진단수단 및 인력 공급이 부족하고, 새로운 감염병이기 때문에 환자를 분류하는 기준도 혼란스럽고 어렵다. 이토록 제한된 자원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마치 화재가 난 큰 건물에서 모든 사람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무사히 탈출하는 것과도 같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보건당국과 의료기관과 국민들이 모두 서로 돕고 잘 따라 주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서 기침하는 사람은 마스크를 쓰는 것 ▲기침을 할 때 손수건이나 소매에 대고 기침하는 것 ▲손 위생을 잘하는 것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 확산 자제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학회는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로 인하여 부적절하게 초래되는 사회적 공포는 방역당국의 신속한 대응과 위기 극복을 위한 우리 공동체의 협력과 노력을 힘들게 만든다"며 "저희 감염병 관련 전문학술단체들은 최신지견의 과학적인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보건당국과 협력하여 최선의 노력으로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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