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회사들이 IT기술을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테크핀(TechFin)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인터넷은행을 새로 설립한 카카오뱅크에 이어 네이버가 올해 금융 진출에 고삐를 당길 예정이다. 카카오는 증권업 진출도 코앞이어서있 귀추가 주목된다.
한성숙 대표는 30일 네이버 실적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상반기 '네이버 통장'을 시작으로 신용카드 추천·증권·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결제 속에서 경험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통장'은 지난해 11월 설립된 '네이버 파이낸셜'과 관련한 사업이다. 네이버는 은행처럼 계좌를 직접 만들 수는 없기 때문에 금융사와 협업한 제휴 통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네이버 아이디 기반 인증서로 본인인증이 가능해지면 증권·보험 서비스에 빠른 침투가 가능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양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등 고관여 서비스로 확장해 종합 자산 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기반으로 하여 지난해 11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네이버파이낸셜을 선보인 바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한 대표의 말처럼 네이버 계정을 기반으로 가입할 수 있는 증권, 보험 상품을 선보여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손쉬운 가입절차로 소비자로 하여금 가입을 쉽게 하고, 네이버와 연동된 종합 자산관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금융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다.
이와 관련해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올해는 작년 매출 대비 4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수익 측면에서는 사업확대·인력충원·마케팅 비용 등을 고려해 아마 올해는 적자가 될 것 같고 당분간 서비스 확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내년 이후에는 금융 중개 플랫폼으로 확장돼 수수료 매출이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이 같이 네이버파이낸셜을 통한 금융 부문에서의 네이버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의 핀테크는 올해 상품판매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본격적인 금융 중개 플랫폼으로 비즈니스 확장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김소혜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누구나 갖고 있는 네이버 ID 기반의 인증서를 통한 네이버통장, 계좌 등록 서비스를 상반기에 출시하며 향후 종합 금융서비스의 확장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또 중소상공인 위주로 입점한 스마트 스토어를 넘어 200여개 유명 브랜드를 들여와 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네이버 쇼핑 내 브랜드 스토어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같은 행보는 카카오뱅크를 출범시켰던 카카오와 오버랩된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 7월 인터넷은행을 출범시켰고, 2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21조원의 자산을 보유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모바일버전으로 10대부터 30대를 폭넓게 끌어들이며 지금까지 금융에 별로 관심 없던 젊은층을 대거 끌어들였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바로투자증권 인수 승인을 코앞에 두며 '카카오증권'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주식투자도 카카오를 통해 할 수 있어 주식투자도 간편하고 편리해질 예정이다.
네이버의 경우에도 네이버 홈페이지와 네이버 밴드 등을 전국민이 즐겨 쓰고 있어 접근성을 바탕으로 그 기세를 쉽게 키울 거라는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와 손을 잡은 만큼 카카오처럼 증권사를 인수하지 않고도 증권업에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금융업 진출이 앞으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것"이라며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과 함께 포털들의 금융 융합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