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귀국한 중국 우한 교민 368명 중 일부가 의심 증상으로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당초 중국에서 '무증상자'로 분류됐던 이들이 단시간에 '유증상자'로 바뀐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교민들은 귀국하기까지 우한 톈허공항, 전세기 탑승 전 게이트, 김포공항 등 세 군데에서 차례로 검역을 받았다.
우한 톈허공항에서는 중국 보건당국의 검역을 받아 발열기준 37.3℃ 이상인 교민이 걸러졌다. 실제 우한 공항에 집결한 369명 교민 중 1명이 중국의 검역에서 탈락해 귀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에 따르면 중국은 검역 시 발열 기준을 37.3℃로, 우리나라는 37.5℃로 적용하고 있다.
368명을 탑승시키기로 결정한 후에는 우리 보건당국에서 검역을 맡았다. 정부는 비행기 탑승 전 게이트에서 교민들로부터 건강상태질문서를 받고 비접촉 체온계로 발열을 확인했다.
비접촉 체온계에서 36.9℃ 이상인 교민은 고막 체온계로 다시 살폈다. 국내 검역기준(37.5℃)에 맞지 않는 교민은 없었다.
이때 건강상태질문서에서 복통, 설사, 기침, 인후통 등을 호소한 12명이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건강상태질문서에서 '발열이 있다'고 작성한 교민은 체온을 확인한 결과 중국과 국내 발열 기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아 의료진의 결정에 따라 탑승했다.
유증상자 12명은 1층 일등석인 퍼스트클래스에, 나머지 교민은 일반석인 이코노미클래스에 탑승했다. 의료진은 2층에 앉았다. 기내에서 별도의 검사는 없었다.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교민 368명 전원의 발열 여부를 고막체온계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37.5℃를 넘긴 6명이 증상자로 분류됐다. 당초 중국에서 검역을 받은 교민 368명 전원이 무증상자였으나 우리 보건당국의 검역을 거치며 18명이 유증상자로 보고된 셈이다.
이 중 6명은 탑승 전 체온을 확인할 때에는 증상이 확인되지 않다가 약 2시간 남짓한 비행 후 발열이 나타난 사례다. 이날 오전 6시5분(현지시간 오전 5시5분) 우한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약 2시간 만인 오전 8시에 김포공항에 착륙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교민들이 상당한 긴장 상태에서 이동하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체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아마도 교민들이 오랫동안 공항에 대기하셨고, 비행시간도 있고 해서 제대로 된 휴식을 못 취했기 때문에 탈수가 발생하실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그런 긴장감 때문에 체온이 올라가거나 다른 증상이 생기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