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헬로, SKB‧티브로드 빅딜 마무리…향후 유료방송 판도는?

LGU+‧헬로, SKB‧티브로드 빅딜 마무리…향후 유료방송 판도는?

KT의 딜라이브 인수 예상...SK텔레콤의 추가 합병도 전망

기사승인 2020-02-05 02:00: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LG유플러스가 헬로비전을 품은 데 이어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품어 유료방송시장의 판도가 급변했다. KT도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M&A 시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도 유료방송시장은 들썩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가 기존 운영하던 인터넷 프로토콜 TV(IPTV)와 기존에 다른 업체가 운영되어 온 케이블 종합편성채널(SO)가 합쳐지면서 방송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PTV와 케이블 TV를 묶어서 유료방송이라 부른다. 

IPTV와 케이블TV는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하지만 방식이 다르다. IPTV는 인터넷망을 통해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VOD)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 주고, 케이블 TV는 케이블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청자들에게는 체감하기에 비슷하다. 이에 따라 양사가 결합하면서 기존 사용자들까지 아우르며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시너지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와 합병 승인...합병법인 4월 1일 출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30일 SK텔레콤과 태광산업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합병 및 주식취득 인가를 최종 허가했다. 

SK브로드밴드 최대주주인 SK텔레콤은 티브로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다른 통신사들도 티브로드와 함께 결합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하여 시장지배력 강화 우려를 해소했다. 

이번 사례는 IPTV가 케이블TV를 합병하는 최초 사례가 된다. LG헬로비전의 경우 지분인수만 했기 때문에 합병법인의 출범으로는 처음이다. 이번 합병으로 SK텔레콤은 IPTV, 케이블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합쳐 종합미디어 업체로 거듭나게 된다. 

SK텔레콤은 올 4월 1일에 티브로드 합병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 기세를 몰아 SK브로드밴드의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연내 2개 정도 자회사 상장을 준비 중"이라며 "SK브로드밴드가 (상장) 준비를 많이 한 것 같다"고 언급하며 SK브로드밴드의 상장을 시사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지금은 LG 식구가 된 LG헬로비전(옛 CJ헬로)를 인수하려 했으나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을 받았다. 당시 공정위는 유료방송 시장을 지역별, 케이블TV 권역기준으로 보았으나 저가 디지털방송을 별도 시장으로 봄으로써 IPTV와 케이블TV가 결합할 수 있는 전기가 됐다. 

◇ LG헬로비전, LG만나 날개 달다...지분인수 허용 첫 사례 

CJ헬로비전은 지난해 말 LG유플러스의 품에 안겼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지분 50%+1주를 취득해 최대주주로서 공동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는 IPTV 사업자의 케이블 TV의 지분인수를 허용한 첫 번째 사례였다.  

공정위는 방송분야 시장을 살필 때 IPTV와 케이블TV를 유료방송으로 묶고 지역채널 시청(8VSB)시장이 존재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8VSB 시장이란 아날로그 방송 가입자가 기존 아날로그 상품 요금으로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방식이다. 

공정위는 지역채널 편성 보도 업무에 LG유플러스가 관여하지 않도록 제도화하고, 지역 인력의 채용을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또 지역 시청자의 제작참여를 확대하고 스튜디오를 지역민에게 개방하는 등 지역 거점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했다.

공정위는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서 쟁점이 된 알뜰폰 사업은 경쟁법 관점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다만 LG유플러스가 보유한 결합상품을 알뜰폰 사업자에게 동등하게 제공하고, CJ 헬로 이동전화 가입자가 LG유플러스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 유인하거나 지원금을 부당하게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 시장점유율, 인수합병 전후 어떻게 변화했나...KT의 행보는?  

이 같은 인수합병의 변화에 따라 시장점유율은 변화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2019년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은 1위 KT(21.44%), 2위 SK브로드밴드(14.70%), 3위 LG유플러스(12.44%)였다. 

좀 더 살펴보면 4위 CJ헬로비전(12.28%), 5위 KT 스카이라이프(9.87%), 6위 티브로드(9.33%) 순이었다. 이중 헬로비전과 티브로드는 유료방송(IPTV)가 아니라 케이블 TV다.

그러던 것이 LG유플러스와 헬로비전,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이후 1위 KT + KT스카이라이프(31.31%), 2위 LG유플러스+LG헬로비전(24.72%), 3위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24.03%)가 됐다. 인수합병으로 점유율 규모가 더욱 커진 것이다. 

방송법상 케이블TV와 IPTV 사업자는 각각 시장점유율 3분의 1을 넘지 못하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있다. 이를 고려하면 KT는 30%를 넘게 되어 인수를 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합산규제가 일몰되면서 내년 이와 관련한 논의가 국회에서 이뤄지면 케이블 TV업체인 딜라이브 인수를 본격화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도 합병법인 출범 후 유료방송 업계 3위인 순위를 만회하고자 현대HCN을 인수하고자 한다는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렇게 되면 또 한 번 유료방송 시장이 뒤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1위인 KT가 다른 케이블 TV를 인수하거나 SK텔레콤이 추가 M&A를 통해 업계 1위로 올라서게 되면, 심사가 매우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이라고 전망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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