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정현이 데이비스컵에 불참한다. 사실상 올림픽 진출도 무산됐다.
대한테니스협회(KTA)는 12일 ‘2020년도 세계남자테니스선수권대회(이하 데이비스컵)’ 예선 이탈리아 원정 경기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선발기준 규정에 따라 남지성(세종시청), 이덕희(현대자동차 후원·서울시청),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의정부시청), 송민규(KDB산업은행), 정홍(현대해상) 등 총 5명이 최종 명단에 올랐다.
한국 테니스 간판선수인 정현(139위·제네시스 후원)과 권순우(세계 84위·CJ 후원·당진시청)는 불참한다.
정현은 이번 대회 불참으로 인해 2020 도쿄 올림픽 진출이 사실상 무산됐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선 몇 가지 조건이 있다.
도쿄올림픽 남자 단식에 출전할 수 있는 선수는 56명이다. 오는 6월8일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선수 출전 자격이 나오는데, 올림픽 출전권을 얻기 위해선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세계 랭킹 101위까지 출전했다. 올해는 80위권 안팎으로 커트라인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림픽에 나서기 위해서는 2016년부터 2020년 올림픽 이전까지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3번 이상 출전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
정현은 2016년과 2017년에는 데이비스컵에 출전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후원사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다. 대한테니스협회를 후원하는 A사 제품 유니폼을 입고 해당 제조사의 신발을 신어야하는데, 정현은 발 부상으로 인해 오랫동안 N사의 테니스화만 계속 신었다.
정현은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에서 “데이비스컵을 뛰려고 했는데, 협회 후원사의 의류와 신발을 신어야한다고 들었다. 발 부상이 있어 다른 신발을 신고 경기에 임할 수는 없었다. 아쉬웠다”며 “다음해 올림픽 전에 있는 데이비스컵 떄에는 협회에서 이해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정현 때문에 규정을 바꿀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협회 규정에는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드는 선수는 개인 후원업체의 의류와 신발을 착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지만, 현재 정현은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황이다.
2년 연속 데이비스컵에 불참하면서, 사실상 정현의 올림픽 도전은 시도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한편 권순우는 올림픽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현재 세계링킹이 84위라 남은 기간 조금만 순위를 끌어올린다면 가능하다. 그는 올해를 제외한 최근 3년간 모두 데이비스컵도 나섰다. 권순우는 ATP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데이비스컵에 불참했다. 그는 ATP 뉴욕 오픈 남자단식 1회전에서 소에다 고(일본)를 2-1(6-2, 6-7, 6-3)으로 제압하고 16강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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