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소상공인들이 지난해 경기악화에 따른 자금난으로 은행 문턱을 무수히 두드렸지만 오히려 은행 소호(소규모 개인사업자·SOHO)대출 성장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5대 은행의 지난해 소호대출 잔액은 약 17조원 늘어나 전년도 보다 증가액이 2조원 가량 감소했다.
18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에 따르면 2019년말 현재 5대 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23조8150억원으로 전년도말 보다 17조136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8년 소호대출 증가액 19조2760억원 보다 증가액이 2조1402억원(11.1%) 감소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의 지난해 소호대출 연간 증가액이 전년도 보다 모두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증가액이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으며, 농협은행만 유일하게 증가액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소호대출 연간 증가액은 2018년 5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6000억원으로 위축됐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조5110억원→3조3000억원, 4조800억원→2조4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의 경우 4조540억원→4조1210억원으로 소호대출 성장세를 유지했으며, 농협은행만 2조1310억원→3조6640억원으로 대출 증가액이 큰 폭으로 뛰어 올랐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소호대출 증가액이 전년도 대비 늘어났지만 여타 은행의 감소와 유지로 전체 증가액이 2조원 가량 감소한 상황이다.
은행들은 소호대출의 성장이 둔화된 배경에 ‘정부의 규제’와 ‘시장 포화’가 원인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장 포화를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로 지난해 임대사업자 대출 한도가 줄어들면서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 증가가 둔화된 영향이 있다”면서 “정부의 규제보다 더 큰 원인은 시장 수요가 한정된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창업 등으로 새로운 개인 사업자가 늘어나지만 폐업에 나서는 이들도 많다”며 “개인 사업자 고객이 한정된 상황에서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우량 고객도 한정돼 대출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경기 악화에 따라 많은 소상공인들의 경영상황이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여파로 소상공인들이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여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매출이 줄거나 신용도가 떨어지는 경우 은행이 추가적인 대출에 나서기는 어렵다”며 “이들은 대부분 정책금융도 한도까지 받고 있는 경우가 많아 좀 더 높은 금리를 내고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에서 대출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