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코로나19(우한폐렴)가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급격히 확산되며 지역민들의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좁아진 취업문을 뚫기 위해 노력했던 대구지역 수험생들의 피해 또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고 한국생산성본부(KPC)가 시행하는 ‘제1회 맞춤형화장품 조제관리사 자격시험’ 고시장에서 대구지역이 제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22일 대구에서 시험을 치기로 했던 수험생들은 20일 시험취소 안내문자를 받았다.
문자를 전달받은 한 수험생은 “언제로 연기한다는 얘기도 없고 응시 지역 변경도 안 된다고 하더라. 코로나19의 심각성은 알지만 적어도 시험 취소에 대한 기준과 이후 대책 등은 있어야 할 것 아니냐”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수험생과 같은 처지에 놓은 이들은 해당 자격시험을 접수한 1만여명 중 900여명이다. 타 지역 응시자들은 예정대로 시험이 진행됐다. 이에 시험을 치지 못한 대구지역 지원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KPC의 조치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문제는 정부의 지침이 확정되지 않아 일부 국가시험 등은 비슷한 날 예정대로 시험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일관성 없는 조치가 시험주체의 내부결정에 따라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제30회 요양보호사 자격시험도 대구와 경북(안동) 지역만 취소됐다.
하지만 22일 열리는 법원 9급 공채시험은 예정대로 7000여명이 응시한 가운데 치러졌다. 1만2000여명이 모이는 5급 공채시험과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역시 오는 29일 일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한 수험생은 “자격시험의 경우 1년에 1~2번 열리는 것들도 많은데 지역을 제한해 시험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해당 지역에 접수했던 사람들에 한해 별도의 시험을 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거나 아직 치러지지 않은 시험이라면 다른 지역에서의 응시기회를 열어주는 등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 12일 대규모 행사나 시험 등 집단행사 개최 시 노인, 임산부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행사 정도를 제외하고는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성은 낮다는 권고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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