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도 첫 무관중 경기, 선수-감독 이구동성 “어색하다”

프로농구도 첫 무관중 경기, 선수-감독 이구동성 “어색하다”

프로농구도 첫 무관중 경기, 선수-감독 이구동성 “어색하다”

기사승인 2020-02-26 21:51:04

[고양=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어색하네요.”

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 25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및 국가 위기 '심각' 단계 격상에 따라 프로농구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올 시즌 잔여 일정을 현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프로스포츠에선 이미 한국배구연맹(KOVO)와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이 무관중 경기로 시즌을 진행 중이다. 또 KBL에 앞서 프로축구연맹은 오는 29일에 예정된 리그 개막을 무기한 연기했다.

국가대표 휴식기로 2주 가까이 휴식기를 가졌던 KBL은 오는 26일 리그가 재개됐다.

이날 고양 오리온과 울산 현대모비스의 경기가 열리는 고양체육관은 고요했다. 주 출입구는  폐쇄됐다. 이날 모든 관계자들의 경기장 출입은 후문 쪽에 있는 쪽문으로만 가능했다. 경기장에 들어가려면 온도 체크와 손 세정제를 바른 뒤에, 명단을 작성하고 출입할 수 있었다.

양 팀 감독들은 현재 상황을 두고 아쉬워했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그는 “걱정이다. 울산에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라며 “감독 생활 동안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고 말했다.

자진 사퇴한 추일승 전 오리온 감독을 대신해 지휘봉을 잡은 김병철 감독 대행은 감독 데뷔전을 무관중으로 치렀다. 김 감독 대행은 “홈 경기지만 팬들의 응원이 없어서 홈 어드밴티지가 부족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경기가 시작됐으나 코트는 여전히 허전했다.

고양체육관의 기자석은 3층에 있음에도 관중들의 응원소리가 없다보니 경기 중 선수들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박수 소리나 농구화가 코트에 쓸리는 소리도 더욱 선명했다. 경기 도중 나오는 응원가는 평소보다 더욱 세게 사람들의 귀를 때렸다.

하프타임 때는 더욱 고요했다. 평소 치어리더 공연이나 이벤트로 활발했지만, 이날 하프타임 때 코트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3쿼터 시작 5분 정도를 남기고 선수들이 다시 들어와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는 오리온이 68대 64로 승리했다. 22득점 8리바운드를 올린 오리온 외국 선수 보라스 사보비치는 “이상한 기분이다. 이렇지 않아야 하는 데 관중이 없다보니 이상했다”라며 “두려움이 있긴 했지만 평소처럼 잘 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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