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하나은행이 현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준비단장인 남기명씨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9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26일 열린 임원후보추천원회에서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남기명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준비단장과 유재훈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추천됐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은 고영일·황덕남 사외이사도 재선임이 결정됐다. 고영일·황덕남 사외이사는 남기명·유재훈 후보자와 함께 오는 19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신규 선임되는 남 후보자는 1976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법제처에서 30여년 동안 근무한 인물이다. 1986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조사관을 시작으로 법제처 행정심판관리국 국장, 법체처 차장(차관급)을 거쳤다. 2007년 노무현 전 정부 당시 27대 법제처장(장관급)을 맡아 개헌 관련 실무도 담당했다.
남 후보자를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추천한 인물은 이번에 재선임 대상에 오른 황덕남 사외이사다. 황 사외이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인물로, 그는 2012년 부터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의 사외 이사를 맡아 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남 후보자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하나은행의 결정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사외이사 가운데 법조계 전문가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법조계 전문가를 영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일반적으로 각계 전문가를 한분씩 모신다"며 "한 분야 전문가를 동시에 모시는 경우는 이레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DLF사태 등으로 당국과 문제를 보여온 하나은행이 친정권 인사를 영입해 방패막이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하나은행은 소비자 보호가 강조되는 현 금융권 추세를 반영해 남 후보자를 추천했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측은 “금융분야에서 소비자보로와 건전성 관리가 강조되고 법적·행정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남기명 후보자는 관련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바 있어 하나은행의 안정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남 후보자와 함께 추천된 유 후보자는 금융위원회 출신이다.
유 후보자는 행정고시(26회)를 통해 금융감독위원회 국제협력과장과 은행감독과장, 금융위 대변인 및 국장, 기재부 국고국 국장, 금융위 증선위 상임위원 등을 거쳐 예탁결제원 상장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 국장 등을 역임했다.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