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폭락세에 美 비롯 글로벌 증시 혼란

국제유가 폭락세에 美 비롯 글로벌 증시 혼란

기사승인 2020-03-10 14:22:32

[쿠키뉴스] 엄지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폭락세를 보인 국제유가에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9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코로나19 우려에 유가 폭락 악재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 공포가 커진 것이다. 미 언론들은 ‘더블 펀치’(double punch)를 맞았다고 평가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뉴욕증시는 이날 주가 급락으로 거래가 일시 중지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하루 기준으로 최악의 낙폭으로 또 다른 ‘블랙먼데이’를 기록했다.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더 키운 것은 국제유가 폭락이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는 이날 한때 30%대의 폭락을 보였다. 낙폭이 다소 줄었지만 4월 인도분 WTI는 24.6%의 급락으로 장을 마감했으며, 5월물 브렌트유도 26%대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걸프전 당시인 1991년 이후 약 30년 만에 최악의 낙폭이다. 

적절한 수준의 국제유가는 경제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지만, 지금처럼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수요 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가격 인하 조치가 러시아와의 ‘가격전쟁’ 조짐으로 해석되면서 불안을 증폭시켰다. 

국제유가 폭락의 파장을 우려하는 배경에는 국제유가 폭락 시 가뜩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원유 등 에너지기업의 위험이 커진다는 인식도 깔려있다.

한편 투자자들은 주식을 투매하고, 안전자산 대피처인 미 국채와 금을 사들였다.

뉴욕증시는 이날 개장 약 4분 만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돼 거래가 15분간 중단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13.76p(7.79%) 폭락한 23,851.02를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2000p 넘게 떨어진 것은 처음으로, 포인트로는 역대 최대 하락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25.81p(7.60%) 미끄러진 2,746.56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24.94포인트(7.29%) 떨어진 7.950.68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역대 최저인 0.318%까지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1.5%대를 기록했었다. 국채 수익률과 국채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미 국채도 0.866%를 기록, 1%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전격적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기준금리를 0.75% 대폭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1%p 인하 전망도 있다.

연준은 앞서 지난 3일 기준금리를 1.00~1.25%로, 0.5%p 인하한 바 있다. 17~18일 FOMC를 앞둔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취한 선제적 조치였다.

연준의 ‘공개시장조작’ 정책을 담당하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시장이 요동치자 시장에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circle@kukinews.com
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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