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 때 인사한 직원이 확진이라니"... 환자들 '코로나 패닉'

"진료 때 인사한 직원이 확진이라니"... 환자들 '코로나 패닉'

갑작스런 치료 중단·감염 불안... 병원들 전화 상담·처방 십분 활용

기사승인 2020-03-11 03: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진료 때마다 인사했던 직원이 확진됐다고 하니 불안하죠. 당장 약이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은평성모병원, 서울백병원에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등 수도권의 거점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환자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병원에 내원했던 환자는 물론 진료 예약이 잡혀있는 환자들도 대거 패닉에 빠졌다. 갑작스러운 진료 공간 폐쇄로 치료가 중단된 환자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수년째 분당서울대병원 통증센터에서 치료받던 환자의 보호자 A(53)씨는 10일 쿠키뉴스에 "아이가 치료받던 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걸 뉴스를 보고 알았다. 병원에서는 상황설명도 없이 예약변경 문자만 달랑 와서 무슨 일인가 했다"며 "진료 때마다 인사했던 직원 분이서 더 놀랐다. 지난달 20일날 병원 진료를 받았는데 혹여 감염 위험은 없는지도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이 병원 통증센터 안내사원으로 근무하던 직원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통증센터와 가정의학과 외래 진료실이 잠정 폐쇄됐고, 접촉자인 센터 의료진과 직원 38명 등도 자가격리에 돌입했다. A씨는 "다음주 진료 예약이 있었는데 4월 이후로 미뤄졌다. 통증 환자라서 약이 끊기면 아이가 너무 고통스러워 한다.  일반 약도 아니고 마약성 진통제라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기가 어려워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병원에서 치료받던 또 다른 환자 B씨도 "약이 끊길까봐 두렵다"고 했다. B씨는 "외래방문일을 한 주 미뤄서 다음주 진료 예정이었다. 매일같이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일주일치도 안 남았다"며 "천식도 있어서 요즘 같은 때 병원 이곳 저곳 다닐 사정도 안 된다. 약이 제일 시급하니까 유동성있게 편의를 봐줬으면한다"고 했다.

서울백병원 사정도 비슷했다. 지난 8일 병원 입원 환자 중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외래 및 응급실, 병동 일부를 긴급 폐쇄되면서 입원 환자는 물론 외래 진료를 보던 환자들 사이에서도 일대 혼란이 일었다. 

이처럼 갑작스러운 진료 중단으로 환자들의 불안이 높아지자 해당 병원들은 한시적으로 허용된 전화상담 및 처방을 십분 활용한다는 입장이다.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는 "2월22일을 기준으로 외래진료 방문자 등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거나 밀접 접촉 우려가 있는 분들은 보건소 역학조사관을 통해 안내가 나갔다. 그 외 환자분들은 역학조사상 감염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약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자와 감염병 노출을 피하려는 환자 등은 전화 진료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전에 약 처방을 받았던 환자들은 전화로 처방이 가능하며, 부득이하게 진료가 필요한 환자 분들은 암센터와 척추센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며 "다만, 기존 암센터와 척추센터 환자도 있어서 진료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도 "확진 환자와 같은 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전원 1인실 격리 병실로 옮겼다. 예약이 되어 있던 환자들의 경우, 직접 전화를 해 예약 변경을 돕고 있다. 외래 환자 가운데 처방이 필요한 경우는 전화진료로 대체하고 환자가 원하는 약국으로 처방전을 팩스로 전송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된 진료기능이 재개될 때까지 전화진료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의료기관의 전화상담·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의사의 의료적 판단에 따라 안전성이 확보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전화상담 또는 처방이 가능하며,  팩스 또는 이메일 등으로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에 처방전을 전송하는 방식이다.  같은 질환으로 오랜 기간 동일한 처방을 받아온 환자의 경우 의사의 판단 하에 대리처방도 가능하다.  

한편, 이날 분당서울대병원에서는 직원 및 환자 등 원내 접촉자 60명에 대한 진단검사 결과 전원 음성으로 확인됐다. 서울백병원에서도 현재까지 원내 접촉자 100여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각 병원에서 폐쇄 조치된 진료실 등은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진료 중단일로부터 2주 이후 방역당국과 지자체 승인을 거쳐 재개된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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