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대구·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가 둔화세로 접어든 가운데 이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확산세를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9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감염 사태를 시작으로 지역사회 추가 감염 및 또 다른 집단 감염이 잇따를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확산을 대비해 음압병상과 생활치료센터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분석했다.
11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전국에 새로 확진된 환자는 242명 늘어 총 7755명으로 집계됐다. 한때 하루 확진자가 900명대까지 치솟았던 대구 지역은 지난 주 300~500명대를 이어가다 이번주 들어 100명대로 떨어졌다. 9일 190명, 10일 92명, 11일 131명 수준이다. 경상북도도 지난 6일 일일 확진자가 122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저히 감소해 9일 22명, 10일 12명, 11일 17명 증가에 그쳤다.
특히 대구 지역은 현재 신천지 교인 전수조사가 99%가량 완료됐다. 지난 주 후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확진자 증가세가 잦아들었다. 주말부터는 일반 시민 대상 진단검사를 대폭 늘렸음에도 확진자 증가율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신천지 집단감염'이라는 큰 고비는 넘었다는 분석이다.
감신 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신천지 전수 조사가 끝나가면서 일반 시민 대상 검진을 늘린 지난 주말 이후 확산세를 관심있게 지켜봤다. 만약 금주 확진자 수가 늘었다면 일반 시민들 사이에 감염이 퍼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9일부터 확진자 수가 100명대에 그쳤다. 300~50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던 지난주 상황과 비교하면 신천지 교인은 물론 일반 시민 확진자 수도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구 시민들이 손씻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행동수칙을 빨리 시작한 덕분에 걱정만큼 크게 퍼지지는 않은 것 같다. 여전히 집단감염 위험이 남아있는만큼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콜센터 등 밀집환경에서의 감염사례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콜센터 집단감염 등으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은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이날 서울·경기·인천시 신규 확진자는 총 76명으로 전체의 31.4%를 차지했으며, 서울시가 52명, 경기 12명, 인천 12명 순이었다. 특히 전날까지 10명 안팎의 증가율을 보이던 서울시는 하루 만에 50명대로상승하며 지역사회 확산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까지 수도권 지역 누적 확진자 서울이 198명, 경기 175명, 인천 25명으로 총 388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인구와 주요 인프라가 밀집되어 있고, 각 지역민들이 같은 생활권을 공유하는만큼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한층 커졌다고 우려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과 경기의 최근 확진자들은 신천지 등 기존의 집단 감염사례와 연결고리가 없이 나타난 것이다. 수도권의 지역사회 감염이 은밀하게 진행되고 있고, 콜센터의 집단발생으로 드러났다고 봐야 한다"며 "만반의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대구도 여러가지 노력에도 (확산세를 잡기)어려웠던 이유들이 이미 노출이 됐다. 병상, 의료진, 보호장구, 그리고 컨트롤타워, 병실배정 문제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해 전국 공공·민간병원에서 운영 중인 전체 음압병상은 1077개. 서울이 383병상, 경기 143병상, 인천 54병상으로 수도권 지역이 총 580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수도권 지역에서 대구, 경북의 중증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음을 고려하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김 교수는 "수도권 내 음압병상 대부분에 대구·경북의 중증환자가 이송되어 입원 치료를 받고 상황이다. 여유가 많지 않을 것이다. 수도권 확산이 커질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속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