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 초입일수도.."장기전 준비해야"

코로나19 대유행 초입일수도.."장기전 준비해야"

기사승인 2020-03-16 10:22:43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방역의 장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다. 종식은 사실상 어렵고, 현 상태가 대유행의 초입 단계일 수 있다는 경고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천지대구교회 신도 진단검사가 마무리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기 시작해 지난 14일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76명으로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2월 18일 신천지대구교회에서 31번 환자가 발생하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하루에만 909명의 환자가 추가돼 정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확산세가 주춤했지만,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신천지 관련해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집회와 바깥 활동 자제, 휴교, 재택근무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전 국민운동으로 펼쳐 확산세가 주춤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증가하고 콜센터 등 감염에 취약한 곳이 많아 언제 어디서든 다시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없거나 약한 초기에도 바이러스를 많이 내뿜어 주변에 옮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강력한 방역체계를 유지한 채 전 사회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 그 결과 큰 문제 없이 하루 두 자릿수 확진자가 생기다가 일일 20∼30명 정도로 줄어들면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그러려면 제일 좋은 시나리오로 이르면 5∼6월이 되어야 하고, 많은 이들은 7∼8월은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역시 "코로나19는 가벼운 증상에서 쉽게 전파되는, 전혀 다른 역학적 특성을 지닌 감염병으로, 단시간에 끝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중국에서 유행 후 시차를 두고 다른 나라로 유행이 번지고, 이후에 남반구로 넘어갔다가 다시 북반구로 넘어올 수 있는 등 결국 장기전으로 갈 것"으로 판단했다.

방역과 더불어 사회경제적 상황을 분석, 평가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전문가그룹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기모란 교수는 "코로나19 초기에 의사단체가 중국인 입국 금지하자고 얘기했는데, 질병뿐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외교적 파장과 국내외 현황을 분석할 수 있는 전문가그룹이나 연구소가 없어 제대로 대응조차 못 했다"면서 "감염병 관련 전 세계 동향을 평가하고 정책효과를 면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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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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