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통신주가 소폭 올랐지만 심리적 저지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유가 반등과 미국과의 달러스왑 등 외부발 호재로 주가가 다소 올랐지만, 저지선 회복에는 역부족이었다.
20일 SK텔레콤의 종가는 전날 대비 2000원(1.16%) 오른 17만5000원으로 마감했다. KT는 1만8900원으로 1100원(6.18%)올랐고, LG유플러스는 9800원으로 370원(3.92%)오른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1500선을 회복한 1562.92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1500선이 붕괴해 1460선에서 횡보하며 '파란 비(가격 하락 시그널)'가 내리던 전날보다 월등히 높아진 수치다. 그래도 이통3사는 기존의 '심리적 지지방어선'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즉 SK텔레콤은 20만원대, KT는 2만원대, LG유플러스는 1만원대에 도달하진 못한 채 장을 마감해야 했다.
사실 지금의 통신사 주가는 연내 최저 수준이다. 올 연초 SK텔레콤은 23만8000원, KT는 2만7000원, LG유플러스는 1만4200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특히 KT의 경우에는 지난 18일 상장 이후 최초로 2만원 이하 가격을 찍었다. 구현모 신임 KT 사장은 전날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긴급 증권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책임경영과 주가하락 방지 목적으로 지난달 18일 주당 22만6500원(1000주), 23만500원(500주)으로 자사주 1500주를 사들이기도 했지만, 주가는 당시의 가격을 회복하지는 못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작년말 헬로비전 인수에 힘입어 1만4000원대를 유지해 왔으나 코로나 사태 이후 낙폭이 심화됐다.
통신주는 금융주와 더불어 경기방어주로 꼽힌다. 보통의 소비재보다 경기에 덜 영향을 받는 주식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코로나 영향에 코스피가 무너지면서 통신3사 주가도 함께 속절없이 내려갔다.
여기에는 통신3사의 5G 가입자의 지지부진 등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5G 가입자수는 496만명이다. 지난달 5G 순증 가입자수는 5개월 연속 둔화되고 있다.
'역대급 카메라 스펙'으로 기대감을 모았던 갤럭시S20 출시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신규 가입자가 작년보다 적은 52만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5G의 투자가 이어지는 와중에 5G 가입자가 늘지 않고 있다는 시장의 판단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실물경제 위기가 심상치 않아 그 여파가 통신업계까지 미칠 수 있다는 공포감도 깔려 있다.
다만 통신주는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힌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배당주의 매력은 오히려 커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배당 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배당금이 늘거나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 수익률이 높아진다. SK텔레콤은 매년 배당 수익률을 4%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통적 경기방어주인 통신주가 시장 하락세에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다만 펀더멘털이 탄탄한 만큼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비대면 온라인 사업을 영위하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날 장에서 크게 반등했다. 네이버는 6.49%(1만원) 오른 15만4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카카오도 11.5%(1만5500원) 오른 14만9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전자(4만5400원), 현대차(7만1100원)도 전날보다 각각 5.7%, 7.89% 올랐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