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자체 재난기금 용도 확대...재난기본소득 도입되나

정부, 지자체 재난기금 용도 확대...재난기본소득 도입되나

기사승인 2020-03-21 12:57:49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기금 용도를 확대하면서 약 5조1000억원을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코로나19 극복 대책으로 지자체 등에서 요구해온 재난기본소득 재원으로도 재난기금을 사용할 수 있게 돼 지자체별로 긴급 생활비 등 현금성 지원이 확산할지 주목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1일 회의에서 용도가 한정돼있는 지자체의 재난 관련 기금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지원 등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금 용도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은 "이번 조치는 지자체에서 재난관리기금 용도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 등에 따른 것으로 비상경제 상황에서 지자체 재원 활용 폭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치의 대상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법에 근거한 '재해구호기금'이다. 현재 17개 시·도가 보유한 재난관리기금은 약 3조8000억원, 재난구호기금은 약 1조3000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5조1천억원가량이다.

이들 기금은 각 지자체에서 재난관리·재해구호 비용을 충당하고자 매년 보통세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조성하는 것으로, 재난예방활동·응급복구·이재민 임시주거시설 제공 등 법령상 정해진 용도에 쓰게 돼 있다.

'시·도지사가 긴급대응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게 했지만 추후 감사를 받아야 하는 등의 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난관리기금·재해구호기금 집행 실적이 미미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앞서 정부는 지자체 재난기금을 코로나19 대응에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집행된 금액은 두 기금을 합쳐 1천억원가량에 그친다.

하지만 정부가 본래 용도 외에 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등 지원에도 재난관리기금과 재해구호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기금 집행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자체별로 재난긴급소득 혹은 긴급재난소득 등 현금성 지원책 도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지자체장 재량에 따라 재난관리·재해구호기금을 재난기본소득 등 긴급 생계비 지원의 재원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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