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폐렴) 여파가 전지구적 확산(펜더믹)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해외 수주의 경우 유가 폭락과 이란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사업 추진에 발목을 잡혔고, 국내 수주(재개발·재건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행에 따라 조합원 총회도 잠정 연기되면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악재에 건설주의 주가도 하향세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외부적 악재가 있는 만큼 기존의 해외수주 사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코로나19 중동발 리스크 확산에 해외 수주 ‘주춤’ =코로나19 여파가 세계적 유행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가 주춤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국내 대형사들의 해외수주가 전년 대비 40% 이상 확대되면서 기대감을 모았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동 지역까지 퍼지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중동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란의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수(3월 23일 기준)는 2만3049명, 사망자 수는 1812명에 달한다.
중동발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에 유가도 크게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3일(미국 현지시간) 배럴당 23.36달러에 거래가 마감됐다. 지난해 12월 국제유가가 60달러 선으로 상승하기도 했으나 코로나19 감염이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2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SK증권 신서정 연구원은 “유가와 사우디 재정유가 사이의 스프레드가 해외수주와 높은 상관관계 가진다는 점 고려한다면 발주 축소 가능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손태홍 연구위원도 “코로나19 확산은 경제성장률 하락과 그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라는 형태로 국제유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있다”며 “국내 건설기업의 해외 주력 시장인 중동과 플랜트 부문이 국제유가의 등락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코로나19확산에 따른 영향에 대비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란과 이라크 간 국지전 형태의 무력 공방도 아직까지 수그러들지 않은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이달 14일 바그다드에서 약 20㎞ 떨어진 타지 군기지에 로켓포 33발이 떨어졌고, 이 공격으로 미군3명과 이라크 병사 여러명이 크게 다쳤다.
이 같은 악재로 공기(공사기간)이 지연될 경우에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운영되는 현장에서 공기가 연장되면 귀책사유를 시공사에 묻는 경우가 많아 공기 연장 지연에 따른 부분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국내 재개발·재건축 사업 추진도 ‘주춤’…조합 총회 연기 속출=국내 재개발·재건축 사업 진행도 코로나19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총회를 5월 이후로 연기하지 않고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총회를 제한하거나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최근 상황에 따라 도시정비사업 진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실제 이달 21일 조합 관리처분계획변경 총회를 열 예정이었던 은평구 수색7구역 조합이 총회를 5월 18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강남구 재건축 조합도 일제히 총회를 연기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와 신반포3차를 비롯한 11개 조합이 모두 총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은 이상 당분간 사업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다음 달이 지나도 코로나19 감염 여파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연기됐지만 현재 조합과 건설사는 초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외 수주 사업의 악재로 현재 건설업종의 주가는 가파르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건설지수(KRX건설지수)는 이달 23일 287.72로 한달 전(2월 24일, 454.85) 대비 36.74% 하락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여러 악재로 인해 건설업종의 주가가 역사적 저점을 기록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하나금융투자 채상욱 연구원은 “글로벌 위기상황이 고조되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을 만큼 주가 저점 예측도 어렵다”고 하면서도 “코로나19발 위기로 건설업종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저점을 갱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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