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폭행 이유 1위 ‘나를 무시해서·말을 안들어서’

배우자 폭행 이유 1위 ‘나를 무시해서·말을 안들어서’

기사승인 2020-03-26 14:00:19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배우자에 폭력을 행사한 사람 중 과반이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아서’ 배우자를 폭행했다고 답했다.

26일 여성가족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9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8월26일부터 11월13일까지 만 19세 이상 여성 6002명, 남성 3058명 등 국민 906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여성이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본 경우는 10.3%로, 2016년 같은 조사 때(12.1%)보다 1.8%포인트 감소했다. 남성도 배우자로부터 폭력 피해를 본 경우는 6.2%로 2016년 때(8.6%)보다 2.4%포인트 줄었다.

배우자를 폭행한 경험이 있는 여성과 남성 응답자 모두가 폭행 이유로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거나 내 말을 듣지 않아서’(여성 63.6%, 남성 63.9%)를 꼽았다. ‘배우자로서의 의무와 도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여성 20.2%, 남성 15.5%) 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대항폭력에 해당하는 ‘배우자의 폭력으로부터 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응답의 경우 여성 2.9%, 남성 0.9%로 여성이 남성보다 다소 높았다. 조사결과에서는 재산관리를 부부가 의논해서 하는 경우, 한쪽 배우자가 주도적으로 하는 것에 비해 가정폭력 피해 경험이 낮은 경향도 나타났다.

여성 응답자에서 조사한 ‘재산관리 방식별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률’은 배우자(남성)가 재산관리를 주도할 경우 11.47%, 본인이 주도할 경우 8.6%로 집계됐다.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할 경우에는 7.6%로 가장 낮았다. 남성 응답자에서 조사한 경우, 재산관리를 배우자(여성)가 한다면 10.1%, 본인이 한다면 7.6%, 부부가 함께 의논해서 한다면 4.5%로 여성 응답자와 비슷했다.

이에 대해 실태조사 책임 연구자인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박사는 “평등한 관계에서 폭력이 더 적다고 볼 수 있다”며 “평등한 가족관계 및 문화 조성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배우자에 의한 폭력 피해 경험자의 85.7%는 폭력행동을 했을 때, 그 이후에 경찰·여성긴급전화 1366·가정폭력상담소 등에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들이 지원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30.1%), ‘부부간에 알아서 해결할 일인 것 같아서’(25.8%) 등을 꼽았다.

도움을 요청한 이들은 ‘가족이나 친척’(7.2%), ‘이웃이나 친구’(3.6%), ‘경찰’(2.3%), 여성긴급전화 1366(0.4%), 가정폭력상담소 및 보호시설(0.4%) 순으로 도움요청 비율이 높았다. 

한편, 부부 이외에 가족관계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 비율은 유지되거나 줄었다. 만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사람 가운데 최근 1년간 아동을 학대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경우는 27.6%로 2016년 조사 때와 비슷했다. 65세 이상 국민이 지난 1년간 자녀, 사위, 며느리, 손자녀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비율은 3.8%로 2016년 7.3%에 비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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