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아 출산 왜 여성에게 책임전가?... 담뱃값 경고, 개선해야

기형아 출산 왜 여성에게 책임전가?... 담뱃값 경고, 개선해야

여가부, 양성평등 정책 대국민 공모 9개 우수과제 선정

기사승인 2020-03-30 09:02:43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담뱃값 경고 그림을 개선해 기형아 출산의 원인을 여성에게만 전가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여성 선수에게만 강요되는 불필요한 노출 복장 규정을 개선해주세요.”

29일 여성가족부는 국민 참여를 통해 일상 속 성차별을 개선하고자 실시한 ‘2020년 내 삶을 바꾸는 양성평등 정책 대국민 공모’에서 이같은 제안을 비롯해 9개의 우수 과제를 27일에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모는 지난달 5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으며, 교육·직장·생활 등 3개 분야에서 총 207건의 성차별 개선 제안이 접수됐다. 이들 제안은 ▲사회적 효과 ▲실현가능성 ▲창의성 ▲완성도 등을 기준으로 2차 전문가 심사를 거쳤다. 수상작은 최우수 1건, 우수 2건, 장려 6건 등 총 9건이다.

최우수 제안은 ‘담뱃갑 경고 그림의 양성평등한 개선’이다. 제안자는 담뱃갑 경고 그림의 문구와 그림이 기형아 출산의 원인을 산모에게만 전가하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수 제안으로는 ‘지자체 마스코트 성별 균형 고려’가 선정됐다.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에서 활용되는 마스코트의 외형과 이름이 특정 성별로만 제작되는 경우, 성별 고정관념을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안자는 여성·남성 마스코트를 모두 제작하거나, 중성적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다른 우수제안은 ‘여성 선수 운동복 규정 개선’이다. 제안자는 여성 선수 운동복에 경기력 향상과 무관한 노출 규정이 있는 현행 규칙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가령 현행 한국배구연맹 대회요강 제41조는 남성 선수의 유니폼 하의에 대해 ‘허리와 길이는 헐렁하거나 느슨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한 반면, 여성 선수의 경우 ‘허리와 길이(하지장 12cm이내)는 타이트해야 하며 몸선에 맞아야 한다. 반바지 스타일(치마바지)이거나 골반쪽으로 파인 삼각형 모양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려 제안은 ▲공공기관 안전관리 기본계획 내 성별 맞춤형 안전대책 수립 ▲여성의 몸은 선정적이지 않다 ▲성희롱․성폭력고충상담 및 조사환경 개선 ▲공기업 및 공공기관 양성평등정책책임관제도 의무화 ▲ARS 자동음성안내, 왜 여성목소리여야 하나요? ▲학교 교가․교훈 성차별 요소 새로 쓰기 사업 등이 선정됐다.

공모에서 선정된 과제 중 정책 개선이 필요한 과제는 올해 특정성별영향평가 대상으로 선정된다. 연구기관이 제안의 실현가능성과 효과성을 검토한 뒤 관계 부처에 권고해 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대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과제 중 ▲채용 공고 시 임산부․영유아 편의시설 설치 ▲일․가정양립 지원 등 모부성보호환경 공시 제안과 ▲어린이집, 유치원의 남아 화장실 가림막 설치 등에 대한 특정성별영향평가가 진행됐다. 특정성별영향평가는 성별영향평가법 제10조에 근거, 정부 주요 정책과 법령을 양성평등 관점에서 평가해 소관부처에 개선을 권고 하는 제도다. 

이건정 여가부 여성정책국장은 “여가부는 제안된 과제를 다각도로 분석해 성평등 정책 추진에 적극 반영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전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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