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안돼요”…병원마다 ‘출입문 실랑이’

“면회 안돼요”…병원마다 ‘출입문 실랑이’

주요 병원들 '환자당 보호자 1명만 면회' 제한..병문안객 헛걸음 주의

기사승인 2020-04-01 04: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이 ‘면회 전면 중단’에 나선 가운데 이 사실을 모르고 병문안을 온 방문객들로 병원 출입문 앞 실랑이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 주요 대학병원들이 입원환자 면회를 보호자 1명에게만 허용하는 강도높은 예방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비롯해 지역 주요 병원들이 입원 환자당 보호자 1인에 대한 면회 제한을 두고 있다. 출입증을 소지한 보호자 1명 이외의 면회는 전면 금지다.

평소 의료기관에서는 평일 기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면회시간을 두고 일반 방문객 면회를 허용했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진 올해 1월 중순부터 차례로 면회 금지 조치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원내 감염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내린 결정이다.  

그러나 여전히 병문안을 위해 병원에 방문했다 아쉽게 돌아가는 방문객들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출입구에서 방문객 관리 업무를 하는 병원 관계자 A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방문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는데, 종종 삼삼오오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 때문에 면회가 안 된다며 다시 돌려보내는 일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른 병원 관계자 B씨도 “병문안을 올 때 환자를 위해 무겁게 음식을 싸오는 문화가 있지 않나. 힘들게 이것 저것 준비했는데 병원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안내하면 당황하는 이들이 많다. 입원 환자가 거동이 가능한 경우 병원 출입구 앞에서 병문안객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데, 환자 분이 아예 거동이 안 되고 보호자 출입증도 없는 경우에는 병원에 왔더라도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면회 제한 문화가 서서히 자리잡고 있는 병원들도 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C씨는 초기에는 혼란이 있었지만 요즘에는 환자나 보호자들도 다들 알고계셔서인지 면회 관련 컴플레인이 서서히 줄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병문안 관련한 기준을 제시하고, 대국민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병원마다 병문안 제한 기준과 시행시기가 달라 환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메르스 이후 정부는 의료기관 입원환자 병문안 기준 권고안을 통해 ▲일일 병문안 허용시간대(평일 오후 6~8시,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12시, 오후 6~8시) ▲병문안객 명부 작성 등을 권고했지만, 병문안 제한 기준에 대해서는 의료기관 자율에 맡겼다.

‘입원 환자당 보호자 1명’ 제한도 병원들이 자체적으로 내린 기준이다. 주요 병원 중에도 임종 환자 가족에는 병문안을 허용하는 곳도 있는 등 세부사항은 병원별로 다르다. 또한 ‘보호자 1명’ 기준을 적용하지 않거나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병원도 있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에 의료기관 내 불필요한 외부인 출입(면회)를 자제하고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협조 공문을 보낸 것 이외에 특별한 지침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위기소통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병원 측에 면회 제한을 권고해왔다. 다만 입원환자당 보호자 1인 제한 등 구체적인 방법은 의료기관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따로 지침을 내릴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전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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