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건설 등 청라골프장 운영 차질…코로나19·풋옵션 ‘이중고’

KCC건설 등 청라골프장 운영 차질…코로나19·풋옵션 ‘이중고’

기사승인 2020-04-09 05:04: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공동으로 투자하고 건설한 골프장(베어즈베스트) 사업이 부실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당 사업의 시행 역할을 하고 있는 ‘블루아일랜드개발’은 수년 째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재무적투자자로부터 부여받은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도 올해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서다. 풋옵션 계약 행사 여부는 연장될 수 있지만 그만큼 이자부담은 커질 가능성이 크다.

더군다나 최근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감염이 전지구적으로 확산되면서 골프 업황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감돌고 있는 것도 악재 중 하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출자한 프로젝트금융회사 ‘블루아일랜드개발’이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 566억99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블루아일랜드개발이 개장한 지 7년이 지났지만 부실한 재무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블루아일랜드개발은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완전 자본잠식 상황을 지난해까지 털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악화되는 추세다. 블루아일랜드개발의 지난해 자본총계(가결산재무제표 기준)는 마이너스(-) 1137억원에 달한다.

또한 FI로부터 조달받은 자금과 풋옵션 거래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블루아일랜드개발은 롯데건설과 KCC건설이 공동으로 출자했고,  교보증권(18%)과 하이투자증권(14.5%) 그리고 아라베스크유한회사가 FI(재무적투자자)로서 지분을 쥐고 있다. 교보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보유 지분을 롯데건설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리(풋옵션)을 갖고 있고, 아라베스크유한회사는 KCC건설에게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롯데건설은 재무적투자자(교보증권·하이투자증권)으로부터 적용받은 풋옵션 부담금액(2019년 말 기준)은 912억원에 달한다. 또한 현재 롯데건설은 두 증권사에 장기차입금(이자율 2.35%)으로 397억원이 넘는 자금을 갚아야한다. 

KCC건설도 재무적투자자 아라베스크유한회사로부터 풋옵션 계약을 맺고 있다. KCC건설은 지난 2014년 KB투자증권이 출자한 아라베스크유한회사로부터 풋옵션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 2월 풋옵션(계약금 297억원) 행사기간을 연장했다.

현재 블루아일랜드개발의 재무상황이 개선된다면 풋옵션 계약을 연착륙 진행을 할 수 있지만 지속된 실적 부진으로 인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계약이 연장될 경우 갚아야할 이자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청라 골프장 사업은 애초 인천 청라지구 외국인 투자유치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구상됐다. 사업의 시행 역할을 맡은 블루아일랜드개발은 인천 청라지구 외국인 투자유치 프로젝트 사업 시행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현재 인천 청라지구에 위치한 골프장 ‘청라베어즈베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외국인 투자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초 계획에서 스텝이 꼬여버렸다.

게다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가 팬더믹(세계적 확산) 현상으로 이어지는 악재가 발생했다. 

국내 최대 골프 부킹서비스 XGOLF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23일 이후 감염자수가 가장 많은 영남지역의 취소율은 지난주에 비해 37%에서 65%로 급증했다. 호남 지역도 67%, 강원, 경기, 충청 역시 40% 이상의 높은 취소율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남녀대회가 잇따라 보류되고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역시 4월 말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이 무기한 연기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무적투자자들도 풋옵션 계약 연장을 지속적으로 허용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블루아일랜드개발 설립 당시 재무적투자자였던 맥쿼리는 2013년 4월 보유 주식(1224만주)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한 바 있다. 

반면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롯데건설의 경우 풋옵션 계약 만기가 8월 21일로 연장됐고, KCC건설도 8월 24일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풋옵션 계약은 지속적으로 연장하고 있으며, 골프장도 조금씩 정상궤도로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KCC건설 관계자도 “현재 현금흐름은 이익으로 돌아선 상태고, 과거 공사비 때문에 감가상각비 발생이 일어난 것이다”라며 “장기차입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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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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