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질환 중증환자는 뒷전?... 코로나19에 불안한 환자·보호자들

타질환 중증환자는 뒷전?... 코로나19에 불안한 환자·보호자들

코로나19로 병원 폐쇄·의료진 격리... 일반환자 피해 우려

기사승인 2020-04-14 04: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의정부성모병원이 열흘넘게 폐쇄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타질환 중증환자와 보호자들 사이에서 불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13일 청와대국민청원게시판에 따르면 지난 9일 '중증환자가 사지에 몰리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의정부성모병원에 입원한 중환자의 보호자라고 밝힌 청원자는 "현재 환자는 의정모성모병원에 입원해 있다. 뇌수술을 받은 후 중환자실에서 나왔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청원자는 "코로나로 인해 의료진은 격리됐고, 전공의가 간호사들에게 전달을 받아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간단한 처치만 가능하다고 한다"며 "오직 코로나에 관한 관심과 집중에 중증 환자는 사지에 몰리고 있다"고 불안을 호소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은 지난달 2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관련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 이달 1일부터 14일째 폐쇄 상태다. 현재까지 이 병원 의료진 2000여명 중 130여명이 확진자 접촉 등으로 자가격리 중이다. 폐쇄 당시 병원은 입원환자 대부분을 퇴원 및 전원조치했으나, 지속 치료가 필요한 중증 환자 등환자 20%가량은 병원에 남도록 했다. 폐쇄 상황에도 이들 입원환자에 대한 치료는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치료에 불편을 겪는 환자와 보호자들은 잇따르고 있다. 의료인력 부재 등으로 입원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감염 및 증상 악화 우려로 다른 병원 전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지역거점 병원이 폐쇄되면서 지역 의료에도 공백이 커졌다. 앞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지역 의료기관들과 17일간 폐쇄조치됐던 은평성모병원 사태 등에서도 같은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기존 항암치료나 수술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불안해하거나 치료에 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감염병 사태만큼 인내해왔지만 3개월이 넘어가면서 실제 피해를 체감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이 이뤄져야하고, 감염병 사태 시 기존환자 대처와 관련한 매뉴얼 정립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의정부성모병원 측은 입원환자 치료에 공백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내 입원환자는 평상시 대비 20~30% 정도로 최소화했다. 반면 자가격리 등으로 자리를 비운 의료진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담당 의료진이 자가격리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도 있지만, 전체 의료진의 80%의 인원이 20%의 환자들을 커버하고 있어 입원 환자에 대한 의료공백이 발생할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가격리에 들어간 의료진 대다수가 15일쯤 격리해제돼 복귀할 예정이다. 조만간 모든 진료기능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국민청원은 사전동의 100명 이상의 요건을 충족했으나 청원 요건 위배로  이날 오후 비공개 처리됐다. 청와대는 욕설 및 비속어 또는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 표현이 사용되거나 개인정보나 허위사실, 타인의 명예를 훼손이 담긴 청원은 관리자에 의해 삭제 또는 숨김 처리하고 있다.  또한  21대 국회의원 선거운동기간 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게시글도 비공개 처리하고 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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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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