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잔인한 4월을 더 잔인하게 화분증이 온다

[한방의숨결] 잔인한 4월을 더 잔인하게 화분증이 온다

기사승인 2020-04-14 13:44:26

#4월을 더 잔인하게 만드는 계절성 알레르기 '화분증'
#글//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김남선 영동한의원 대표원장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어디선가 들어본 표현이다. 시인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우는' 4월을 가장 잔인한 달로 표현하였다. 꽃이 피어나는 따뜻한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한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호흡기 질환 환자에게는 그만큰 적확한 표현도 없으리라 여겨진다.

꽃가루가 날리는 4월에는 화분증이라 불리는 알러지성 질환이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화분증은 꽃가루가 눈이나 코 등의 점막을 자극하여 재채기나 콧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의 해로운 물질들이 들어왔을 때 대응하고 공격을 하지만 꽃가루와 같이 인체에 크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에도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봄철만 되면 감기가 낫지 않거나 콧물이 흐르고 눈꺼풀이 가려워서 못 참겟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꽃가루가 눈의 점막에 접촉하는 경우엔 결막염이, 코 점막에 접촉하는 경우에는 알러지성 비염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천식에 이르기까지 알레르기 행진을 하게 되기도 한다. 

꽃가루도 여러 종류가 있고 개인 체질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류도 다 다르다. 우리나라의 경우 봄철에는 나무 화분이 많다. 진달래, 장미와 같이 향기가 좋은 꽃은 바람에 잘 날리지 않아 알레르기의 주 원인이 되지 않지만 공기 중에 꽃가루가 잘 날리는 느릅나무, 포플러, 버드나무 등은 증상을 악화시키기에 충분하다. 

가을에는 잡초 화분이 가장 큰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돼지풀이나 쑥, 환삼덩굴, 토끼풀 등이 있으며 보통 7월부터 시작하여 9~10월 사이에 극심해진다. 그러나 장마철과 겨울철에는 꽃가루가 잘 날리지 않아 증상이 사라지는 편이다.

본인이 어떤 꽃가루에 예민하게 반응을 하는지 안다면, 혹은 어떤 계절에 증상이 심해지는지만 파악하면 알레르기 증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예컨대 꽃가루가 날리기 2~4주 전에 예방 약물을 먹거나 코에 흡입하여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원인 꽃가루를 파악한 뒤 그 계절에는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야 하며 실내에서도 방문을 잘 닫아놓아 외부 공기가 창문 등을 통해 방 안으로 스며들지 못하게 차단해야 한다. 귀가 시에는 반드시 문밖에서 옷을 털고 들어가 실내에 꽃가루를 묻혀 들어가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본인이 매년 일정한 계절에 주기적으로 재채기, 콧물, 코막힘이 생기거나 눈이 가렵다면 꽃가루 알레르기를 의심, 전문의를 찾아가 알레르기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예방도, 치료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봄철 화분증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면역력 강화 음식으로는 등푸른 생선, 생강, 양파 등이 있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며 양파는 항히스타민 작용을 하여 알레르기 증상을 억제해준다. 한약 중에는 콧물, 재채기 등의 호흡기계 이상 증상을 잡아주는 소청룡탕이 효과적이다. 알레르기 체질의 소유자들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복용하면 발작을 막을 수도 있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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