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팬더믹 현상(전 세계적 유행)으로 이어지면서 경기 침체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각국 정부는 증시 폭락을 방어하기 위해 양적완화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있습니다만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될 경우 실물경제의 직격탄으로 이어져 금융시장도 동시에 폭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과거의 스페인 독감 당시의 경제 흐름과 대공황 및 리먼사태 등을 비교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합니다.
◆ 코로나19 여파, 국내외 실물경제 충격 ‘우려’
현재 금융투자업계를 비롯해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달 해외경제 포커스 ‘코로나19 글로벌 확산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전염병 확산이 올해 2분기 중 진정되더라도 이번 사태는 세계경제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버금가는 수준의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IMF(국제통화기금)의 전망도 부정적입니다. IMF는 코로나19 확산이 세계 경제를 마이너스 성장으로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 3.0%로 예측했습니다. 이는 지난 1월에 내놓은 전망치보다 무려 5.4%p나 하향조정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EU) 질병통제센터(ECDC)는 이달 19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사망자도 10만 명에 달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수는 약 72만명(현지시간 18일 기준)을 넘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실물경제도 흔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이 경제지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3월 미국 경제지표는 현저하게 악화됐습니다. 지난달 4주차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예상치(376만3000명)를 크게 상회한 664만8000명을 기록했습니다. 서비스업, 특히 레저, 숙박 등 관광업 관련 고용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고용 부진을 기록했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3.4%에서 62.7%로, 고용율은 61.1%에서 60.0%로 떨어졌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김진영 연구원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를 제외한 3월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은 코로나19의 영향을 부분적으로 반영했을 뿐”이라며 “조기 종식 시나리오 하에서도 그 경제적 영향은 4-5월에 극대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시에는 대규모 기업 및 소규모 개인 사업자들의 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보유한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중국 경제는 최근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등소평의 시장 개방(1979년)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달 17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20조6504억 위안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6.8%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미국과 유럽 선진국을 넘어 중남미, 동남아시아 신흥국까지 확산세가 늘어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남미에선 첫 확진자가 나온 지 두달 만에 전체 확진자가 10만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실물경제의 타격은 또한 부동산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코로나19 확진자 수 가장 많은 미국의 경우 직장인 10명 중 4명은 무급 휴직 또는 실업 상태로 조사됐습니다. 실직자 수 증가는 임대료 지불을 어렵게 만들어 부동산 임대료 및 자산가치 하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또한 약 200만명의 주택소유자가 월 주택담보대출금(모기지 대출)을 미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 불황에 따른 취업자 감소 및 소비 위축은 곧 부동산 시장까지 전이되어 경제 침체 장기화 혹은 공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는 약 100년 전 스페인 독감(1918년)이라는 질병이 수년 간 경기침체를 야기했다는 우려가 함께 맞물립니다. 스페인 독감 당시 미국은 50만명이 넘는 사망자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식당과 공공장소가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스페인 독감의 여파가 경기침체로 이어졌고 당시 연준의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서 대공황(1929년)으로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 코로나19 충격, 대공황 시기와는 다르다?…부정적 전망 속 낙관론도 나와
하지만 상황이 늘 부정적이지 않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우선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19가 발생했던 시기의 환경과는 차이가 크다는 것이 주된 원인입니다.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당시 사망자 수를 현재 세계 인구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약 2억명에서 최대 4억2500만명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스페인 독감과 비교해 현저히 적다는 것입니다.
또한 세계 각국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도 이러한 긍정적 신호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미국 트럼프 정부도 약 2조 달러가 넘는 경기부양책을 통과시킨 상태입니다. 이는 지난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금융 위기)와 비교할 때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평가입니다.
아울러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화 등을 통해 현재 미국 시중은행들의 BIS 자기자본 비율,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이 양호해졌다는 것도 희망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증시 등락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입니다. 때문에 세계적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현재 투자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치 투자의 대가로 잘 알려진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도 최근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현재 상황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현상이 된 만큼 관련 산업(비대면 업종)에 투자해 보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젠 비대면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상황인 칸큼 온라인으로 이어진 클라우드서비스,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은 여전히 유망한 업종이라고 전문가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증시가 폭락한 만큼 반등의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치료제 혹은 백신 개발 관련주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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