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연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들이 ETF 운용방식 변경에 따른 피해를 봤다며 집단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반면 삼성자산운용 측은 운용방식 변경이 투자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2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삼성자산운용 KODEX(코덱스) WTI원유선물(H)의 임의적인 종목 구성 변경으로 인한 피해’라는 글이 올라와 이날 오후 3시 8분기 현재 2953여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청원 글에서 “회사 측이 상품 설명서와 다르게 임의적으로 ETF 구성 종목을 변경함으로써 주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주고, 신의성실의 원칙을 깨버렸다”고 주장했다.
당초 이 ETF는 WTI 원유선물 6월물 위주로 구성돼 있었는데, 여기에 7·8·9월 등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이 사전 공지 없이 편입되면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급격한 하 락후 반등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은 원래 구성종목대로라면 얻을수 있는 이득을 얻지 못하게 됐으며 추후에도 WTI 원유선물 6월물 또는 근월물의 상승이 있을 경우 기대보다 낮은 이득을 얻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자산운용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나섰다.
이들이 집단 대응을 위해 개설한 인터넷 카페에는 현재 800여명이 가입했다.이 가운데 360여명이 게시글을 통해 소송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측은 “이번 조치는 투자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ETF가 담고 있는 원유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는 투자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기초지수를 추적하는 방법은 운용회사의 재량에 따른 판단으로 변경될 수 있으며, 최근월물이 아닌 상품을 편입한 데에도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KODEX WTI 원유선물(H) ETF의 운용 방식을 변경해 현재 기초지수 구성 종목인 6월물 외에 다른 월물의 원유 선물을 편입했다고 지난 23일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이는 최근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이어가면서 투자 위험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3일 WTI 선물 연계 ETN·ETF 상품에 대해 가장 높은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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