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엇갈린 금융그룹 실적...신한·하나 ‘웃고’ KB ‘울고’

코로나에 엇갈린 금융그룹 실적...신한·하나 ‘웃고’ KB ‘울고’

기사승인 2020-04-25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신한·하나금융그룹이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으로 실적이 추락하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KB금융의 숙원인 리딩금융그룹 탈환이 불투명해 졌다. 

신한금융은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93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실적이다. 당초 시장 전망치가 8633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셈이다.

신한금융의 실적 증가는 1회성 요인 반영과 코로나 충격을 최소화한 데 원인이 있다. 먼저 신한금융은 올해 1분기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전환에 따른 순익 230억원과 서울시금고 무형자산 상각비 감소액 150억원, 법인세 및 대손충당금 환입 400억원 등 1회성 요인으로 총 780억원 규모의 순익 증가 효과를 받았다.

여기에 코로나19로 3월 증시와 환율이 충격을 받은 상황에서 3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낮은 비이자이익 하락폭을 보였다. 신한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734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0.6%(875억원) 감소했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이 6127억원에서 3928억원으로 35.9%, 하나금융은 8995억원에서 4782억원으로 46.8% 급감했다.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실적 증가는 ‘기저 효과’의 영향이 컸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570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20.3%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지난해 1분기 순익은 임금피크제로 인한 퇴직비용 1260억원과 원화값 약세에 따른 손실 382억원 등 `일회성 요인‘으로 5560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경상이익인 6750억원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판관비는 927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12.1% 감소했다. 일회성 요인인 퇴직비용이 사라지면서 발생한 판관비 감소 효과가 실적 증가를 견인했다. 

KB금융은 3대 금융그룹 가운데 코로나19의 충격을 가장 강하게 받았다.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72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KB금융의 실적 감소는 코로나19로 자본시장이 충격을 받은데 원인이 있다. KB금융은 1분기 외화채권평가손실(450억), 원본보전신탁 손실(660억), 라임자산운용TRS 손실(400억), 장외파생상품 관련 거래상대방 신용위험조정(CVA) 손실(340억), ELS 자체헷지 운용 손실(480억) 등 유가증권 및 외환, 파생 관련 손실만 2000억원 넘게 기록했다.

신한금융이 1분기 ELS 자체헷지 운용으로 54억원의 수익을 창출하고, 외화채권평가 손실이 72억원에 그친 점과 차이가 크다. 또한 신한금융은 1분기 신용위험조정(CVA)도 전무(全無) 했다.

KB금융의 실적 하락은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도 격차를 불러왔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 차이는 20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차이 727억원의 3배에 육박한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이 푸르덴셜 인수를 통해 늘린 순익이 1000억원 수준”이라며 “2000억원 차이는 좀처럼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 쇼크가 2분기부터 본격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코로나사태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며 “2분기 이후부터 실물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에 따른 내부 시나리오를 마련해 위험관리를 해나갈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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