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천덕꾸러기 된 돼지고기…삼겹살만 ‘金겹살’

코로나19에 천덕꾸러기 된 돼지고기…삼겹살만 ‘金겹살’

기사승인 2020-05-14 02: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삼겹살 등 가정내 소비가 많은 일부 품목을 제외한 국내산 한우와 돼지고기 재고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래 이번 주 내 시행될 예정이었던 초·중·고교 개학이 다시 늦어지면서 축산업계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최근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국내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정육점, 백화점, 온라인업체 등 총 104개 업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지난 3월까지 축산물 유통 동향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진 2월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고기와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하면서 1월 대비 재고량이 증가했다. 1월 10만861마리였던 소 도축 두수는 3월 이보다 34.3% 줄어든 6만6304마리에 그쳤다. 소고기 생산량도 줄어 같은 기간 39.6% 감소했다. 

유통량도 급감했다. 지난 1월 2만5004톤이었던 소고기 유통량은 3월 1만3704톤으로 45.2% 줄었다. 이에 따라 재고량도 1월 대비 4.8% 증가한 4577톤으로 집계됐다. 

집에서 소고기를 소비하는 인구가 늘면서 국거리와 장조림용으로 사용되는 앞다리, 사태 등의 재고량은 25%~37% 줄었지만 주로 외식용으로 사용되는 등심과 갈비, 특수부위 재고량이 늘며 전체 재고량을 키웠다.

돼지고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소비 성수기인 3월 ‘삼겹살 데이’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ASF)로 인한 소비 위축을 진작시키기 위해 지자체와 유통채널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지만 소비가 생산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특히 돼지고기는 외식과 급식 소비가 줄면서 부위간 불균형이 심해진 상황이다. 식당과 학교급식에 주로 사용되는 갈비 재고는 1월 2229톤에서 3월 3338톤으로 49.8% 늘었으며, 뒷다리살도 같은 기간 28.7% 증가했다. 

반면 가정에서 주로 소비되는 삼겹살은 소비량이 늘면서 가격이 껑충 뛰었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4째주 기준 ㎏ 당 평균 1만4700원이었던 냉장 삼겹살 도매 가격은 이달 첫주 기준 1만8575원으로 26.3% 증가했다. 

실제 소비자가격도 업태 평균 1만9327원에서 2만2000원으로 13.8% 비싸졌다. 일부 판매처에서는 ㎏ 당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면서 ‘금겹살’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겹살에 쏠림 현상이 발생하면서 선호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라면서 “개학으로 인한 소비 촉진을 기대했으나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으로) 연장되면서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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