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식품업계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집에서의 식사가 늘어나면서 가정간편식과 라면 등의 수요가 급증했으며, 해외에서의 매출 증가도 실적을 견인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본 품목은 라면·가정간편식 등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이다.
실제로 마켓컬리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면 제품류의 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3~4월 판매량이 1~2월 대비 64% 증가했다. 칼국수와 파스타 등의 판매량도 각각 66%, 121% 증가했으며 파스타 소스와 오일 등도 50%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집에서 4~5분이면 간단하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라면시장 강자인 농심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1% 증가한 636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판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서 라면 사재기가 확산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인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농심의 3월 글로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늘어났다.
삼양식품도 수출 증대에 힘입어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늘었으며, 영업이익도 266억원으로 73% 증가했다.
가정간편식이 주력제품군인 업체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54.1% 늘어난 275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 역시 16.2% 신장한 5조83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이재현 CJ회장이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뒤 받아낸 호성적이다.
CJ제일제당 역시 글로벌 매출 신장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미국 슈완스를 포함한 글로벌 가공식품 매출이 1년 전보다 약 126% 늘어난 1조386억 원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매출 비중도 직전 분기보다 10% 오른 60%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비비고 죽’과 ‘비비고 국물요리’ 등 주요 가정간편식 제품이 수익성을 이뤄냈다.
대상 역시 1분기 영업이익 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8% 증가했다. 식품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2%, 72.9%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해외 법인의 매출이 늘어나고 국내 시장에서는 B2C와 온라인사업 매출이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신선식품과 편의식품, 서구식품 등에 대한 품목조정, 공정개선, 판촉효율화 등을 통해 식품부문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도 주효했다.
오리온도 코로나19 수혜를 봤다.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5398억원,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5%, 25.5%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각종 스낵류 제품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중국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 러시아법인은 32.8% 올랐고 베트남 법인은 진출 이래 1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라는 악재가 있어 수비적인 경영이 이어졌음에도 이같은 호실적은 고무적”이라면서 “확산세가 접어들어 수요가 재차 증가한다면 2분기에는 그간 미뤄졌던 신제품 등이 다발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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