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초미의 관심사’ 김은영의 배우 데뷔, 치타의 연기 도전

[쿠키인터뷰] ‘초미의 관심사’ 김은영의 배우 데뷔, 치타의 연기 도전

‘초미의 관심사’ 김은영의 배우 데뷔, 치타의 연기 도전

기사승인 2020-05-21 07:00:00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어릴 때 꿈이 만능엔터테이너였어요. 그때는 그게 유행이었거든요.”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초미의 관심사’(감독 남연우)는 배우 김은영의 데뷔작이다. 대중에겐 래퍼로 알려져 있는 치타의 본명이다. 첫 주연 영화에서 조민수와 호흡을 맞춘 김은영의 연기는 예사롭지 않았다. 래퍼로 알려진 이미지를 잘 활용하는 동시에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 변주했다. 치타가 김은영을 거쳐 극 중 역할인 순덕이로 보이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초미의 관심사'는 돈을 들고 튄 막내를 쫓기 위해 단 하루 손잡은 극과 극 모녀의 예측불허 추격전을 그린 영화다. 김은영이 맡은 역할은 중학생 때 독립해 현재는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실력을 인정받는 순덕이다. 극 중에서도 가수로서의 활동명과 실제 이름, 두 가지로 불리는 점이 흥미롭다. 김은영은 과거 연기학원을 3개월 정도 다닌 적은 있지만, 배우가 될 계획은 없었다고 했다. 그보다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단단히 잡은 것에 가깝다.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후회하는 것보다 미숙하더라도 해봐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처음엔 영화 제작사에서 영화에 제 음악을 쓰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모녀가 이태원을 샅샅이 뒤지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설명과 함께 편견에 대해 이야기한 제 음악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얘기였죠. 그러다가 ‘치타씨도 연기를 해보는 건 어때요’라고 제안하셨고, 전 ‘좋습니다. 해보겠습니다’라고 답했어요. 나중에 조민수 배우님이 엄마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할 수 있을까요’라고 말했던 기억도 나요.”

캐스팅이 된 이후에도 따로 연기를 배우진 않았다. 대신 영화 작업을 함께 하며 연인이된 남연우 감독의 도움을 받았다. 그의 조언은 대본을 많이 읽으라는 것. 결과적으로도 다른 연기 연습을 하는 것 보다 많은 도움이 됐다고 털어놨다. 출연 결실을 했을 때보다 막상 촬영을 앞두고 걱정이 커지기도 했다.

“처음엔 ‘시켜만 주세요’라고 할 수 있었지만 촬영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까 걱정이 생기더라고요. 순덕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기도 했어요. 처음엔 인상을 써보기도 했는데 그렇게는 안 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감독님은 몸과 표정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순덕이처럼 생각한 다음 말로 전달하는 게 가장 좋지 않을까라고 하셨죠. 이게 얼마나 전달할 수 있을까 의심했는데, 나중엔 또 다른 언어를 배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새로운 도전은 흥미롭고 재미있었어요.”

기존의 편견을 깨는 영화의 메시지는 래퍼 치타의 이미지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전하는 치타의 모습을 떠올리면 순덕이를 이해하기도 더 쉽다. 정작 김은영은 영화를 촬영하며 더 편견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다고 했다.

“난 정말 잘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영화 속 캐릭터들이 ‘편견을 갖지 말아야지’, ‘타인을 이해해야지’라고 말하진 않아요. 편견 속에서 사는 사람들을 모두와 똑같은 보통의 사람들로 대하라는 것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영화를 찍은 저는 과연 그럴까 싶어요. 더 조심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어지게 만들어줬어요.”

이날 인터뷰에서 치타와 김은영의 차이점이 여러 번 언급됐다. 극 중에서 표현을 덜하고 냉소적인 순덕이의 모습은 치타와 닮았지만, 실제 은영이는 표현을 잘하고 많이 하는 엄마 캐릭터와 닮았다고 했다. 아티스트 치타가 아닌 사람 김은영은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란 이야기도 꺼냈다. 결국엔 대중들이 치타와 김은영을 하나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치타’의 이미지를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대중들이 제가 하는 행동에서 보고 싶은 이미지를 더 좋아해주시고 박수쳐주세요. 그러면 더 만족시켜드리기 위해 제가 그 방향으로 활동을 하는 거죠. 이렇듯 대중과 치타의 ‘티키타카’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치타 이미지가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럴 거예요. 하지만 아티스트 치타가 아닌 개인 김은영으로선 다양한 모습이 존재해요. 앞으로 사람 김은영의 활동이 어느 한 부분에 갇히지 않고 다양하게 할 수 있었으면 싶어요. 지금은 치타의 센 이미지가 부각돼 있지만, 언젠가 다른 활동을 하는 치타의 모습도 사람들에게 익숙해져서 ‘그것도 이것도 치타였다. 다 김은영이다’라고 받아들여지면 좋겠습니다.”

bluebell@kukinews.com / 사진=트리플픽쳐스 제공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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