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진옥동‧지성규 ‘덕담’에서 출발한 신한‧하나 글로벌 ‘공조’

[알경]진옥동‧지성규 ‘덕담’에서 출발한 신한‧하나 글로벌 ‘공조’

기사승인 2020-05-26 05:00:00

#[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앞글자 딴 새로운 코너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업계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국내 4대 금융그룹 가운데 두 곳입니다. 두 금융그룹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경쟁 관계에 있는 금융사들입니다. 그런데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선언하며 이례적으로 글로벌 협력관계 구축에 나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입니다.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국내 금융사로서는 첫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금융과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린 하나금융은 그동안 글로벌 분야에서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쳐왔기 때문입니다.

두 금융그룹은 25일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그간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 및 투자를 진행해 왔으나 특정 지역으로 진출 쏠림 현상이 발생해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국외 네트워크의 현지화 및 대형화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에 두 금융그룹이 힘을 합쳐 이를 이겨내 보자는 취지에서 협력에 나섰다는 이유입니다.

신한‧하나금융은 논의 끝에 협력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공동 발굴하고,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은 물론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그런데 두 금융그룹의 내부에서는 이번 협력이 진옥동‧지성규 행장의 단순한 덕담에서 출발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옥동 행장과 지성규 행장이 지난 1월 만나 ‘신한은행이 일본과 베트남에서 잘나가는 것 같다. 진옥동 행장 덕분인가 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인수해서 더 잘하고 있지 않냐’ 등 서로 덕담을 나누던 중 ‘해외 진출할 때 함께 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입니다.

두 행장의 의견 교환은 이후 실무 차원의 검토로 실제 이어졌고, 실무차원에서 검토한 결과 협력의 필요성이 인정됐다는 설명입니다. 한 내부 관계자의 발언을 들어보면 “대한민국을 넘어가면 신한과 하나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뱅크 오브 아메리카, 씨티은행 등 해외의 대형 은행들과 경쟁해야 하는 만큼 큰 틀에서 바라볼 필요성이 있었다"며 "초당적으로 협력할 부분은 협력해야 한다는 부분에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금융시장 전문가인 진옥동 행장과 중국 전문가인 지성규 행장 등 모두 글로벌 통인 두 행장의 공감대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입니다.

더불어 검토 과정에서 최근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이 단순 은행 모델을 넘어 마이크로 파이낸스, 보험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협력 범위를 확대해 그룹 간 협력으로 프로젝트가 확대됐다는 전언입니다.

결국 이번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전략적 협력은 글로벌 통인 두 은행 CEO의 공감대와 덕담에서 출발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로 금융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두 행장이 물꼬를 튼 변화의 흐름이 향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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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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