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 돌파…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 2배 수준

美, 코로나19 사망자 10만명 돌파… 제2차 세계대전 전사자 2배 수준

트럼프, 코로나19 피해 축소 전망으로 도마에 올라

기사승인 2020-05-28 10:04:49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첫 환자가 나온지 111일만에 사망자가 27일(현지시간)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968년 A형 독감 바이러스(H3N2)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미국인 희생자 10만명에 맞먹는 것이자, 1957∼1958년의 신형 A형 독감 바이러스(H2N2) 희생자 11만6000명에 근접한 것이다.

뉴욕타임즈(NYT)는 이번 희생 규모가 한국전쟁(3만3739명)과 베트남전쟁(4만7434명)의 미군 사망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NYT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이번 희생규모를 비교해보면 숨이 멎을 지경”이라며 “제2차 세계대전 때 전사한 미군의 거의 2배이자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초기 폭발로 사망한 사람들과도 맞먹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NYT는 또 미국인으로만 국한할 경우 사망자 10만명은 ▲이라크전 사망자의 22배 ▲9·11 테러 사망자의 33배 ▲아프가니스탄 전쟁 사망자의 41배 ▲진주만 공습 사망자의 42배라고 밝혔다.

현 추세대로라면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희생자는 1918년 스페인 독감(H1N1)으로 인한 피해(약 67만5000명 사망) 이후 가장 사망자가 많은 공중보건 재앙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런 위기 타개에 앞장서야 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축소하는 데 앞장서 비난받고 있다. NYT는 “미국의 대통령 연대기에서 이보다 더 재앙적으로 틀린 예측은 회고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에는 코로나19 환자가 15명밖에 없다. 이 15명도 며칠 안에 0에 가깝게 내려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지난 5월 1일에는 “바라건대 (코로나19 사망자는) 10만명 이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여러 차례에 걸쳐 수치를 높이며 사망자 예상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자 10만명은 이미 엄청난 숫자이지만 의료·보건 전문가들은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CNN은 이날 자체 분석 결과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감소세를 보이는 주는 14곳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50개 주가 모두 부분적·전면적 재가동에 나서면서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워싱턴대 의과대학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 크리스 머레이는 “이제 마스크 착용이 효과가 있다는 분명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한두 달 뒤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사람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상당 부분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도 이날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같은 간단한 일들이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것들이 모든 사람이 심각하게 실천하기를 고려해봐야 할 것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뉴욕시를 포함해 디트로이트나, 뉴올리언스, 시카고 등 주요 대도시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한풀 꺾이며 신규 사망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도 워싱턴DC와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등에선 여전히 사망자가 많아 아직 경제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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