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없는 '은행'의 수익성 추락...연체율 상승 우려까지

바닥 없는 '은행'의 수익성 추락...연체율 상승 우려까지

기사승인 2020-05-29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은행 수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해 1분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고 두 달만에 0.25%p를 추가로 내리면서 은행의 수익성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0.75%인 기준금리를 0.50%로 0.25%p 인하했다. 지난 3월 16일 0.50%p를 인하한 후 2개월 만에 나온 추가 인하 결정이다. 한은은 수출 급감, 미국중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추락 등 코로나 여파로 인한 경제 타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곳은 은행이다. 은행의 가장 큰 수익처인 대출과 예금의 금리 차이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NIM은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 등을 포함한 지표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NIM은 지난해 1분기 1.52~1.7% 수준에서 올해 1분기 1.38~1.56%까지 떨어졌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NIM을 보이던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하락폭이 각각 0.21%p와 0.20%p로 컸다.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0.25%p 하락할 경우 NIM이 0.03%p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52~1.7% 수준인 NIM이 1.49~1.67%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것. NIM이 0.01%p 떨어질 때 통상 은행의 연간 이자이익이 300억원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마다 1000억원 내외의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3월 기준금리 0.50%p 인하까지 합산하면 올해 은행마다 최대 3000억원 가량의 이자이익이 감소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NIM 하락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자산 포트폴리오 등을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해 고르게 분배하고 있지만 결국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로 수익에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지 않도록 은행마다 대출의 비율이나 조달의 종류 등을 고르게 분산해 놓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 자체를 벗어나기는 어렵다”며 “은행의 수익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자이익을 대신해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DLF와 라임사태 등 투자상품을 두고 대형 사고가 연이어 터져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장은 대출 성장에 집중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출 연체율 상승도 은행 수익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3월 대출 연체율은 2007년 이후 1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2분기부터 연체율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경제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출 원금 및 이자유예가 올해 9월에서 12월로 연기되었다”며 “12월까지는 이들 차주에 대한 연체율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는 연체율이 상승할 것이지만 이 역시 실제 우려요인을 모두 반영한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19로 가계 및 기업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점, 그리고 대출원금 및 이자상환 유예가 진행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연체율 상승 등 다양한 악재에 올해는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이 급격하게 꺽이지는 않겠지만 올해 하향 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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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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