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제가 못해서 진 경기가 있어 속상했는데 팀원들이 잘해주더라고요. 그것보고 자극 받아서 경기 잘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젠지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29일 온라인으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미드 시즌 컵(MSC)’ B조 1위로 준결승에 진출한 뒤 후련한 듯 웃었다.
이날 중국 프로리그(LPL)의 우승팀 징동 게이밍(JDG)을 꺾고 1승을 먼저 챙긴 젠지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드래곤X(DRX)에게 패했다. 하지만 인빅터스 게이밍(IG)을 꺾고 2승 1패를 기록, 3자 동률로 DRX와 타이브레이크를 치렀다. 전세가 불리했던 젠지는 막바지 한타에서 대승을 거두며 준결승 진출을 역전승으로 확정지었다.
젠지는 스프링 시즌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최우범 감독이 팀을 떠났다.
박재혁은 “그 일이 있었던 뒤로 힘들었지만 저희 할 것에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계실 때나 안 계실 때나 열심히 연습했던 것 같다”고 팀 상황을 전했다.
전날 치러진 A조 경기에서 T1과 담원 게이밍이 모두 탈락했다. 젠지와 DRX마저 준결승 진출이 불발된다면 LCK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박재혁은 “부담감 같은 건 없었다. 우리가 그간 연습한 걸 보여줄 거 보여주고 싸울 거 전부 싸우자는 생각이었다. 불안감도 없었다”며 힘주어 말했다.
T1과의 스프링 결승전에서 0대 3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던 젠지지만 이날 보인 경기력은 훨씬 안정적이었다. 특히 JDG를 상대로 손쉽게 승리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박재혁은 “준우승 이후 좋아보이는 챔피언은 바로 연습했다. 싸움 같은 것도 상대와 눈이 마주치면 망설이지 않고 두들겨 패려고 노력했다”며 그간의 노력을 전했다.
젠지는 이날 DRX와 2경기를 치렀다. 첫 번째 맞대결은 패했지만 두 번째는 설욕에 성공했다.
박재혁은 “첫 번째도 내 실수만 아니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라고 생각했다. 나만 잘하자고 생각했다. 실력은 우리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젠지는 이날 IG를 상대로 ‘야라가스(야스오+그라가스)’ 조합을 꺼냈다. 박재혁은 야라가스 조합에 대해 “조금 애매하다고는 생각한다. LCK 팀들이 야라가스 바텀을 많이 썼다. 그런데 대회를 보다 보니까 이즈리얼에게 결국 지는 그림이 많이 나와 불안한 감이 있었다. 그래서 아펠리오스를 원거리 딜러로 가져갔다. 좋지 않은 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젠지는 A조 2위인 탑 이스포츠(TES)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박재혁은 “(TES가) 피지컬 위주의 게임을 많이 한다고 느꼈다. 선수 하나하나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와 비슷한 느낌이어서 하던 대로 똑같이 싸우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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