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17분 포토타임’ 위해 시위대에 최루탄 발사

美 트럼프, ‘17분 포토타임’ 위해 시위대에 최루탄 발사

기사승인 2020-06-02 17:17:44

[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포토타임을 위해 평화 시위를 이어가던 시위대에 최루탄을 쏘는 등 강경 진압에 나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할 때 백악관 주변에는 믿을 수 없는 TV 분할 화면이 전개됐다”며 “그가 백악관의 로즈가든에서 연설하는 동안 백악관 밖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는 군 차량이 줄줄이 나와 라파예트 공원에서 시위자들과 충돌했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충돌은 경찰이 회견 시작 전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과 고무탄 발사에 나서며 일어났다. 경찰의 진압으로 여기저기서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최루탄과 고무탄을 피하기 위해 도망가다 넘어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AP통신은 “일부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손을 들거나 한쪽 무릎을 꿇고 쏘지 말라고 외쳤다”며 “법 집행 당국이 최루탄을 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기 전까지는 시위 참가자들은 평화롭게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법과 질서의 대통령’, ‘평화로운 시위자들의 동지’라고 표현하며 백악관 밖의 상황과는 전혀 상반된 발언을 했다.

이어 “정의가 없는 곳에는 자유가 없다. 안전이 없는 곳에는 미래가 없다”며 법질서 수호 의지를 거듭 피력하면서 폭력 시위대를 향해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회견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밖으로 걸어 나와 경비 병력이 시위대를 흩어놓으며 확보한 길을 마치 레드카펫을 걷듯이 통과해 라파예트 공원 건너편의 이른바 ‘대통령의 교회’인 세인트존스 교회를 찾았다.

이같은 트럼프의 행보에 시위대는 “경찰이 통금 시간이 시작되기도 전 최루탄까지 동원해가며 거리를 비우려고 한 이유가 고작 17분짜리 트럼프 대통령의 ‘포토 타임‘을 위한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트위터에 “통금 시간 25분 전 아무런 도발도 하지 않은 백악관 앞 평화로운 시위대를 향해 연방 경찰이 탄약을 쐈다”며 “이는 DC 경찰의 업무를 더욱 어렵게 하는 일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적었다.

미국 주교들도 거세게 반발했다. 성공회 워싱턴D.C. 교구의 매리앤 버디 주교는 “우리는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서 정의를 찾으려는 이들과 연대하고 있다”며 “우리가 대통령의 선동적인 언어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길 바란다”며 정면 비판했다.

성공회 플로리다 중부 교구의 그리그 브루어 주교는 “미 대통령이 세인트존스 교회에서 성경을 들고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라파예트 공원의 시위대가 최루탄을 맞고 해산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것은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신성모독”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미국 전역으로 번지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항의 시위로 백악관 주변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 워싱턴D.C. 방위군 1200명이 전원 투입 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CNN은 200~300명의 현역 헌병 대대가 워싱턴D.C.에 배치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르면 1일 밤 도착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