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기본소득’ 정치권 이슈몰이...靑 “논의하기 이르다”

김종인 ‘기본소득’ 정치권 이슈몰이...靑 “논의하기 이르다”

기사승인 2020-06-04 14:22:06

[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제안한 국민기본소득 제도 도입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현재로서는 논의하기 이르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모입에 참석해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전혀 의미가 없다. 실질적인 자유를 이 당이 어떻게 구현하고, 물질적 자유를 어떻게 극대화해야 하는지가 정치의 기본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고픈 사람이 빵집을 지나다 김이 나는 빵을 먹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먹을 수가 없다면 그 사람에게 무슨 자유가 있겠나. 이런 가능성을 높여줘야 물질적 자유라는 게 늘어나는 것”이라며 사실상 21대 국회의 주요 의제로 기본소득을 설정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예방한 후 “기본소득이 말로만 하면 되는 그런 간단한 조치가 아니다. 최근 유행어처럼 떠돌아다니는데 심도있게 검토할 단계지, 금방 ‘한다 안한다’ 그렇게 얘기할 수 없다”며 기본소득 이슈를 또다시 언급했다.

다음날인 4일에도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기본소득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직접적으로 ‘기본소득 도입’을 수면위로 올렸다.

기본소득이란 국가가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민생경제 타격을 우려해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보편적인 재난기본소득을 제안한 바 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기본소득 도입 제안에 군소정당을 중심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4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자리에서 통합당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벌어지는 데 대해 “대환영”이라고 인사다. 이어 “통합당이 불평등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나라가 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의 상황에 부닥쳐 있어서 정당에 있는 사람 누구나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려고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공감했다.

또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본소득을 얼마나 줄 수 있는가 경쟁이 되면 나라를 파탄의 길로 이끌 수도 있다”며 “정부의 가용 복지 자원이 어려운 계층에 우선 배분돼야 한다는 개념에 따라 한국형 기본소득 도입방안을 집중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김종인 위원장의 기본소득 이슈몰이에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 3일 연합뉴스 기자에게 “현재로서는 논의하기 이르다”면서 “기본소득은 전 국민에게 조건 없이 매월 생활비를 주는 것인데,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한다”며 말했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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