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 합병·승계 의혹’ 오늘 구속 기로

이재용 부회장 ‘삼성 합병·승계 의혹’ 오늘 구속 기로

기사승인 2020-06-08 08:15:57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혐의로 오늘 구속영장 심사를 받는다.

1년 7개월가량 수사가 이어져 온 만큼, 오늘 영장 심사에서도 검찰과 이 부회장 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지성 전 부회장, 김종중 전 사장의 구속영장 심사를 진행한다.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심리를 맡는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비공개로 진행된 검찰 소환조사 때와 달리, 이 전 부회장은 오늘 법원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설 예정이다.

검찰은 오늘 영장심사에 수사를 이끌어온 부장검사가 직접 나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프레젠테이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여기에 맞서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에는 거물급 검찰 특수통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우선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이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는지, 또 이 부회장이 여기에 연루됐는지가 주된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만들기 위해 그룹 전체가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이 지분을 가진 제일모직 가치는 의도적으로 높이고, 반대로 삼성물산 가치는 낮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도우려 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합병 성사를 위해 두 회사의 호재성 정보를 집중적으로 공개하고, 자사주를 대량으로 사들여 주가를 조종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또 합병 이후 이런 과정을 숨기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바꿔 장부상 4조5000억 원의 이득을 얻도록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옛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이 이를 주도했는데, 검찰은 이 부회장이 주요 사안을 보고받거나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판단했다.

또 구속 여부 판단의 주요 근거 중 하나인 증거 인멸 우려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에 협조한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당한 정황 등을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어떤 진술이나 근거도 없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서도 앞선 검찰 조사 때처럼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지시를 내린 적도 없다며 부인할 가능성이 큰 만큼, 양측의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 수사가 1년 7개월가량 이어져 온 만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수사기록만 무려 20만 쪽 분량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구속영장 심사 역시 오랜 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피의자 심문 절차를 마치면 이 부회장은 서울구치소에서 영장 심사 결과를 기다리며 대기할 예정이다. 구속 여부는 오늘 밤이나 9일 새벽쯤 결정될 전망이다.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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