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좀 꺼줄래?’… ‘1일 1깡’? 이젠 ‘1일 1클레브’

‘불 좀 꺼줄래?’… ‘1일 1깡’? 이젠 ‘1일 1클레브’

기사승인 2020-06-27 08:00:00

T1 x 클레브 광고 영상 유튜브서 인기몰이

‘페이커’ 이상혁의 ‘불 좀 꺼줄래?’ 등 대사 하나의 밈(meme)’으로

‘클레브’ 측 “T1 선수들과의 후속 프로젝트도 기대”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이제는 ‘1일 1클레브’다.

가수 ‘비’가 2017년 출시한 노래 ‘깡’은 최근 뒤늦게야 인기 몰이 중이다. 2년이 훌쩍 넘긴 시점에서 유튜브에 게시된 공식 뮤직비디오의 조회 수는 1500만 회에 육박한다. 

사실 ‘깡’에 대한 초기 대중의 관심은 조롱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대에 뒤처진 춤과 가사, 무대 퍼포먼스가 역설적으로 조금씩 애정을 얻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밈(meme‧온라인에서 특정 콘텐츠를 공유하며 소비하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1일 3깡’, ‘식후깡’ 등 ‘깡’ 예찬론자들의 고백이 이어진다.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T1 선수단과 메모리 제조 및 판매 기업인 에센코어의 글로벌 하우스 브랜드 ‘클레브’가 콜라보 한 광고 영상 역시 ‘깡’ 열풍과 궤를 같이 한다. 

‘[KLEVV x T1] 만들어 봐, 네 본체의 빛’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된 지 10여 일만에 27일 0시 기준 조회수 171만2000회를 기록 중이다. 댓글란에는 ‘깡’ 영상에 달린 댓글과 마찬가지로 “오글거리는 데 보게 된다”, “중독성이 미쳤다”, “최고의 광고”라는 찬사가 끊이질 않고 있다.

영상 속 잔뜩 꾸민 T1 선수들의 모습은 흡사 아이돌 가수를 연상케 한다. 그들이 내뱉는 대사들도 주옥같다. ‘페이커’ 이상혁은 손바닥으로 얼굴을 반쯤 가린 뒤 “불 좀 꺼줄래? 내 램(RAM) 좀 보게”라고 말한다. ‘커즈’ 문우찬은 보랏빛 조명이 비추는 침대에 누워 “하루만 네 본체의 램이 되고 싶다”고 속삭인다. 처음에는 ‘항마력(오글거리는 사진‧영상 등을 보고 버티는 힘)이 딸려 도무지 못보겠다’던 누리꾼들도 알 수 없는 매력에 빠져 하루에도 수차례 영상을 시청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영상에 댓글을 남긴 한 누리꾼은 “요즘은 약간 깡 같은 맛이 유행인가보다”며 “내가 뭘 본거지 충격 받고 다시 보는 순간 중독돼버린다”고 혀를 내둘렀다. 

T1 선수들도, 광고를 기획한 ‘클레브’ 쪽도 이와 같은 열풍을 예상하진 못했다.

이상혁은 “팬 분들이 굉장히 많이 사랑해 주셔서 조금 부담스럽긴하다. 그래도 광고주 분들이 행복하실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그는 “대본을 받아봤을 땐 망했다는 생각이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나. 이번 광고 영상도 그런 마인드로 했던 것 같다”며 남다른 프로의식을 보였다. 

‘클레브’ 마케팅 담당자는 “이정도의 인기를 예상하진 못했다”며 거대한 ‘팬덤’을 가진 T1이기에 이 특징을 최대한 광고에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팬 분들에게 선수들의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고, 그러면서도 RGB가 특성인 클레브 제품을 놓치지 않고 싶었다. 그렇게 <스튜디오 좋> 분들과 논의를 거쳐 나온 컨셉이 ‘RGB감성과 함께 하는 슼탄소년단 뮤직비디오’”라고 밝혔다.

이어 “대사 역시, 과거와 현재의 탑 아이돌들이 불렀던 노래 가사들의 특성에서 영감을 얻었다. 사실 꽤나 간질간질한 가사들이 많은데, 팬의 입장에선 얼굴이 다 용서하지 않나. 그래서 잘생긴 T1 선수단에게 적합한 방식일 거라고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1일 1클레브' 열풍에 힘입어 광고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다양한 컴퓨터 부품 판매 채널에서 ‘클레브’ 관련 제품 검색, 클릭률이 크게 증가했고 PC방 업체들로부터 대량 문의도 늘었다. 

‘클레브’는 T1 선수들과의 후속 프로젝트도 기획 중이다.

‘클레브’측은 “기회가 있다면 다음번엔 5명이 하는 스포츠, 농구를 하는 T1 선수들의 땀 냄새나는 스포츠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새롭게 합류해서 활약하고 있는 T1 스트리머 ‘울프’님, T1 포트나이트 팀과도 ‘불좀 꺼줄래, 내 램좀 보게 2탄’이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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