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목숨까지 담보한 적 없다”…쿠팡 집단감염, 피해 직원의 눈물

“가족 목숨까지 담보한 적 없다”…쿠팡 집단감염, 피해 직원의 눈물

기사승인 2020-07-09 04:10:01

쿠팡 물류센터(기사의 부천 물류센터와 무관)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최저시급에 노동력을 제공한다고 했지, 가족의 목숨까지 담보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쿠팡은 책임자를 처벌하고 사과와 보상에 나서야 합니다.”

8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실 주최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6간담회실에서 열린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 증언대회’에서 쿠팡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 직원들은 쿠팡의 안일한 초기 대처와 미흡한 보상을 주장하며 쿠팡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계약직 A씨는 “제게 코로나가 옮은 남편은 지금 의식이 없고, 요양원으로 전원을 가야하는 상태”라며 “쿠팡은 방역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했으니 이에 대한 책임이 없고 사과 또한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앞서 부천 물류센터에서는 지난 5월 23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바이러스 전파가 빠르게 이뤄졌다.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152명에 달한다. 

방역 수칙이 잘 지켜졌다는 쿠팡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A씨는 호소했다. 그는 “수백명이 사용하는 작업대에 소독제나 티슈도 가져다 놓지 않았다”며 “냉동 냉장시설이기 때문에 환기도 전혀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초기 방역 역시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24일에도 ‘고위험군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근무를 이어갔고, 25일에도 출근을 했다. 근육통을 느끼고 나서야 검사를 받았고 이어 남편과 딸도 연이어 확진됐다. 

또 다른 직원 B씨 역시 쿠팡의 방역 상태를 지적했다. 그는 “마스크 필터를 두 개 씩 사용했고, 개인적으로 도시락을 싸와서 따로 떨어져 밥을 먹었을 정도로 개인 방역 수칙을 잘 지켜왔다”면서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B씨는 “방역조사관에게 내가 마스크를 벗은 적이 있는지 CCTV확인까지 부탁했다. 방역조사관은 환기구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며 '불가항력의 상황으로 판단된다'라는 설명까지 해줬다”라며 “개인 방역을 해도 소용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발 코로나19 피해자노동자모임 고건 대표는 “물류센터 집단 감염으로 직원들이 피해를 겪는 와중에도 쿠팡은 피해 노동자들에 대한 보상은 물론 다른 노동자들에게 방역 내용 등 필수 사항에 대해서도 어떠한 공지도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재 부천물류센터 통근버스에 발열 감지 인력도 없고, 출근 인원이 직접 작업대를 세척하고 청소와 정리 작업을 하는 상황”이라며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무리하게 출근을 시켜 개인안전에 대한 걱정이 쌓여가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쿠팡은 지난 5월 25일 페쇄됐던 부천 물류센터를 지난 2일부터 재가동했다. 쿠팡 측은 "보건당국이 추가로 환경 검체 검사를 했고, 그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안전을 재확인한 상태"라고 밝혔다. 

부천물류센터 집단감염 피해 직원으로 이뤄진 '쿠팡발 코로나19 피해노동자모임'은 재발 방지 대책과 피해 보상, 사과를 쿠팡에 지속적으로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사태에 대한 쿠팡의 책임 있는 소명이 필요하다”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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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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