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너무 컸다 ‘우아한 친구들’ [볼까말까]

기대가 너무 컸다 ‘우아한 친구들’ [볼까말까]

기사승인 2020-07-11 08:00:11
▲ 드라마 ‘우아한 친구들’ 포스터 / 사진=JTBC 제공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연출도 대본도 연기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웃음을 위한 장면은 웃기지 않고, 긴장감이 조성돼야 할 부분에선 맥이 빠진다. ‘SKY 캐슬’과 ‘부부의 세계’를 잇는 JTBC표 금토극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점이 많다. 지난 10일 첫 방송한 JTBC 새 금토극 ‘우아한 친구들’의 이야기다.

‘우아한 친구들’은 갑작스러운 친구의 죽음으로 평화로운 일상에 균열이 생긴 20년 지기 친구들과 그 부부들의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배우 유준상과 송윤아, 배수빈, 한다감, 김성오, 김혜은, 정석용 등이 출연한다. 드라마 ‘또 오해영’ ‘뷰티인사이드’ 등을 작업한 송현욱 PD가 연출을 맡았다.

시작 전부터 화제였다. 여러 명의 인물이 치명적인 사건에 얽혀 진실을 풀어나가는 구조가 ‘SKY 캐슬’ ‘부부의 세계’ 등과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방영 전부터 앞선 두 작품의 계보를 잇는 또 한 편의 명작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내로라하는 연기력을 가진 배우들이 모였고, 다수의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현욱 PD가 새로운 장르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드라마 팬들의 관심사였다.

첫 회는 인물소개 위주였다.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친구 다섯 명이 주점에 모여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그들의 직업과 성격 등을 보여주는 것에 많은 시간을 썼다. 치킨 프랜차이즈 본부장인 안궁철(유준상)은 무엇이든 열심히 하며 아내에게 지극정성 애정을 쏟는 인물이다. 이밖에도 최근 이혼한 비뇨기과 의사 정재훈(배수빈), 연상의 배우자와 사는 성인영화 감독 조형우(김성오), 나이 차 많은 결혼을 하고 생계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박춘복(정석용), 성실한 성격의 공무원 천만식(김원해)이 등장한다.

본격적인 사건을 암시하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궁철의 배우자이자 정신과의사인 남정해(송윤아)는 출근 중 가벼운 교통사고를 일으켰던 상대와 골프연습장에서 재회한다. 안궁철에게 무엇인가 고백하려던 천만식은 퇴근 중 버스에서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하고 만다.

베일을 벗은 ‘우아한 친구들’ 첫 회는 ‘SKY 캐슬’ ‘부부의 세계’보다 영화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과 닮았다. 오랜 친구들이 모여 허물없는 대화를 이어가고, 그 안에서 인물을 보여주려 한다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완벽한 타인’이 잘 재단된 대사와 연출로 인물 간 관계를 보여준다면, ‘우아한 친구들’은 친구 다섯 명의 단면만 비추기 바쁘다. 철 지난 농담 같은 대사와 어수선한 연출에선 웃음도 긴장감도 느끼기 어렵다. 배경음악마저 화면과 어울리지 않아 몰입을 방해한다.

앞선 작품들처럼 마지막에 시선을 사로잡는 결정적 장면이 있으리란 기대도 접는 것이 좋다. 과거로 돌아간 마지막 장면은 예상과 다르긴 하지만, 그래서 신선하고 충격적이라기보다는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 황당하기까지 하다.

주중 미니시리즈가 보통 16부로 짝수 편성되는 것과 달리 ‘우아한 친구들’은 17부작이다. 첫 회는 프롤로그 성격이 짙고 2회부터 본격적인 일들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편을 19세 시청등급으로 방송하는 만큼, 더 강렬하고 치명적인 비밀이 시청자를 기다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남은 이야기가 첫 회와 비슷하게 전개된다면 초반에 무너진 기대감을 다시 쌓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볼까
중년남성이 술자리에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알고 싶은 시청자에게 권한다.

■ 말까
‘SKY 캐슬’이나 ‘부부의 세계’를 기대했던 시청자에겐 추천하지 않는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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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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