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미정 기자 =제주항공이 결국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이스타항공에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르면 이날 오전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계약 파기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못해 계약 해제 요건이 충족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고 해당 내용을 증시에도 공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8일 이스타홀딩스와 특수관계인 2인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보통주 497만을 695억원에 인수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3월에는 이스타항공 주식 약 51%를 545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초 이스타항공에 미지급금 1,700억원을 이달 15일가지 해소하라고 요구했지만 이스타항공은 결국 기한을 넘겼다. 이후 제주항공은 16일 "계약 해제 요건이 충족됐다"는 공문을 이스타항공 측에 보냈다
제주항공과의 M&A가 무산되면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법정 관리에 돌입하면 기업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6개월 넘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도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기대하며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던 직원 1천600명은 무더기로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계약 파기의 책임을 두고 양사 간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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