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속에서 졸업해요”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 풍경

“이불 속에서 졸업해요” 코로나19가 바꾼 졸업식 풍경

기사승인 2020-08-28 15:43:07

▲사진=28일 서울대학교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학위 수여식이 실시간 스트리밍 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쿠키뉴스] 김희란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학 졸업식 현장을 뒤바꿔놨다. 대학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졸업식을 진행했다.  

카이스트(KAIST)는 28일 ‘화상 졸업식’을 열었다. 지난 2월 취소됐던 2020 학위수여식이 6개월 만에 진행됐다. 화상 졸업식은 카이스트 개교 이래 처음이다. 대전 본원 대강당과 창의학습관 터만홀 등의 졸업식 행사장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인 줌(ZOOM)과 연결된다. 전체 현장은 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카이스트 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대학이 온라인으로 학위수여식을 진행했다. 서울대학교도 이날 유튜브를 통해 실시간으로 학위 수여식을 중계했다. 온라인 졸업식 진행 중 실시간 채팅창에는 2020학년도 하계 서울대 졸업생 뿐만 아니라 2020학년도 이전 졸업생, 학부모, 친척, 친구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내 졸업식을 침대에서 보다니’, ‘졸업생 대표 연설이 정말 인상 깊었다’, ‘학교에서 문자가 발송돼 들어왔는데 정말 오랜만에 학교 졸업식을 본다’, ‘온라인 졸업식을 마련한 학교 측에 감사하다’ 등 훈훈한 댓글을 남겼다. 성균관대학교, 중앙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 대부분의 서울 주요 대학들도 온라인 졸업식을 열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홍익대학교에서는 지난 21일 드라이브 인(Drive-in) 졸업식이 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학사모를 쓴 학생들과 학부모는 각자 차량에 탑승한 채 졸업장을 받았다. 운동장 면적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참석 차량은 100여 대로 제한했다. 미처 드라이브 인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한 학생들은 화상을 통해 졸업식에 참여했다.

사진=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학위복을 대여하고 친구 및 가족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희란 기자

일부 대학은 캠퍼스 내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도록 허가했다. 서울대, 홍익대, 숙명여대 등의 대학들은 일정 기간동안 학생들이 졸업 사진 촬영을 할 수 있게 포토존을 설치하고 학위 가운을 대여해줬다. 졸업생들은 신분증 확인과 발열 체크 후 캠퍼스에서 가족 및 친구들과 졸업 사진을 찍으며 졸업의 기쁨을 즐겼다.

졸업생들은 축소된 졸업식에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숙명여대 졸업생 김모(24·여)씨는 “대학 졸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라고 생각해 기대해왔는데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해 속상하다”면서도 “대여한 학위 가운을 입고 텅 빈 캠퍼스에서라도 사진을 찍으니 졸업 기분은 낸 것 같아 이 정도로 만족한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서울대 졸업생 김모(26)씨는 “졸업식이 온라인으로 축소된 건 아쉽지만 새로운 방식인 만큼 나름 특별한 것 같다”면서 “아예 취소될 수도 있었지만 온라인으로라도 학위 수여식을 마련해준 학교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heerank@kukinews.com
김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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