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의협-정부·여당의 합의로 의료계가 파업철회를 밝힌 가운데 투쟁의 주체였던 전공의들이 ‘졸속합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더불어민주당(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밤샘 협상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코로나19 확산이 안정화 될 때까지 논의를 중단키로 하고, 의사들은 오늘부터 업무에 복귀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의협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힌 가운데 긴급히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이와 관련 오늘(4일) 오전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의협 최대집 회장은 민주당사에서 5개 조항의 정책협약 이행 합의문에 서명했다. 이후 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회장이 협약식을 진행키로 했다.
문제는 민주당과 의협의 합의문 서명이 알려지면서 전공의 쪽에서 전혀 논의가 없었던 사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이번 논의에서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과의 논의가 없었다며 최대집 회장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던 복지부장관과 의협회장의 합의문 서명식이 갑작스럽게 13시로 연기됐는데 복지부는 ‘의협 등 의사단체 내 의견수렴 밑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연기됐다’고 전해왔다. 복지부도 출입기자에게 공식적으로는 예정된 시간 7분전에 문자로 공지했는데 상황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이 유추됐다.
그 시간 젊은 의사들은 긴급회의를 개최했고, 최대집 회장은 대회원 담화를 발표했다.
최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오늘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 소식에 많은 우려가 있으신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다시 의료계가 속고 분열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 또 투쟁의 전선에 서 있는 젊은 의사들의 당혹감도 알고 있다”라며 현 상황에 대해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어제 범의료계투쟁위원회에서 의결된 의료계 단일안을 가지고 여당의 의사를 타진하면서 저 역시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철회’라고 하는 두 글자를 얻는 과정에서 얻게 될 것과 잃게 될 것을 냉정하게 고민하고 설령 오해와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협회장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고발 조치된 전공의를 비롯하여 복지부가 고발을 미루고 있는 수백명의 전공의, 오늘을 마지막으로 시험의 기회를 잃게 될 의대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젊은 의사 여러분, 그리고 의대생 여러분. 숭고한 투쟁, 놀라운 성과에 경의를 표한다. 이제 조건 없는 복귀와 구제가 가능해진 만큼, 선배들을 믿고 진료현장으로 돌아가 줄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오후 1시로 밀렸던 서명식에는 전공의 수십여명이 ‘졸속행정도, 졸속 합의도 모두 반대’라며 행사장 앞에서 항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도착한 복지부장관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못한 장관과 행사장에 올라오지도 못한 최 회장의 상황에 결국 복지부는 협약장소를 정부서울청사로 변경하고, 협약 시간도 오후 2시로 재차 변경해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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