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 김용민은 소송 중… 이해충돌로 사퇴해야?

법사위원 김용민은 소송 중… 이해충돌로 사퇴해야?

“사건 영향력 행사 우려” vs “소송당사자 배제하면 법사위원은 누가 하나”

기사승인 2020-09-11 05:01:02
사진=김용민 의원 블로그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해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공직자의 이해충돌 금지’란 공직자윤리 상 몸담았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 개인적 이해관계가 얽힌 직무 또는 직업을 일정기간 가질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최근에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추혜선 전 정의당 의원의 이해충돌 문제가 제기되며 정치권의 화두 중 하나로 부상했다.

김 의원의 경우 아들의 병역특혜 의혹수사와 법무부장관직 사이의 이해관계 충돌문제가 제기된 추 장관과 같이 개인의 이해관계와 직무 간 충돌이 제기된 상황이다. 소송 당사자로 법정에 서야하는 상황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실제 1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현재 민사소송의 첫 공판을 앞두고 있다. 재판은 김 의원이 4·15 총선에서 경기도 남양주병 후보로 활동하던 당시인 3월 19일, 한 상가건물 옥상에 설치한 홍보현수막이 추락해 발생한 피해보상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사건은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급 강풍으로 남양주시 수석동 소재 2층 상가건물 옥상에 김 의원 측이 설치한 철제구조물과 대형 현수막이 아래로 떨어지며 주차된 차량 8대를 비롯해 1층 상가 일부, 전신주 등을 파손해 일대가 정전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건이다.

이와 관련 후보시절인 김 의원은 본인이 피해에 대한 보상의무를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건발생 6개월가량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보상이 모두 이뤄지지 않아 송사에 휘말린 상황이다.

이에 한 야당 정치인은 “선거기간에는 자신이 다 배상하겠다고 약속하고는 당선이 되고 나서는 해당 건물에 있던 상인 등이 손해배상 청구를 했음에도 이를 거부해 재판에 회부된 것으로 안다”면서 “본인이 재판을 받는 상황에서 법원을 피감기관으로 두는 법사위에 있는 것은 부적절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19일 수도권에 강풍특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김용민 당시 민주당 4.15 총선 예비후보 홍보물이 떨어지며 주변에 주차된 차량 등을 덮쳤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이는 일견 타당한 주장이다. 이 정치인은 지난 20대 국회의 경우에는 여·야가 바뀐 유사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가 제시한 사례는 검사출신인 조응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가 2018년 권성동 법사위원장(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외압의혹에 휩싸여 수사를 받고 있는 문제를 지적한 사안이었다.

당시 조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 수사에 외압을 가한 의혹을 받는 이가 검찰을 소관기관으로 하는 법사위 위원장에 있는 것은 이해관계의 충돌의 우려가 있다”면서 “이 건이 명백히 정리될 때까지 그 직에서 잠시 물러나고 다른 간사가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이 옳지 않겠느냐 생각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리고 권 의원에 대한 조 전 민주당 원내부대표의 논리를 김 의원의 사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정치인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의견을 제안하는 이도 있었다. 한 여당 관계자는 “공직자의 이해충돌여부도 업무 간의 연관성 정도를 따진다”면서 “하물며 김 의원은 형사소송도 아닌 민사소송이다. 이해충돌을 따질 계제의 사안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만약 김 의원을 이해충돌로 법사위에서 배제한다면 사실상 법사위에 소속돼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인물이 얼마나 되겠냐”면서 “단순히 송사에 휘말렸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을 게 아니라 사안이 얼마나 중대한지, 영향력의 정도는 어느 정도일지, 배제의 실익은 있는지 등을 복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그걸 하라고 국회 윤리위원회가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김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소송의 첫 공판은 9월 중순 경에 열릴 예정이다. 아울러 대부분의 피해에 대한 배상은 이미 이뤄졌다고 알려왔다. 의원실 관계자는 “통상 배상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합의에 의해 이뤄지고 대부분은 마무리가 됐는데 유독 정신적 피해보상 등 과도한 배상을 요구하는 이가 있어 조율 과정에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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