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 악용해 美 SAT 시험지 빼돌린 브로커·강사·학부모 입건

시차 악용해 美 SAT 시험지 빼돌린 브로커·강사·학부모 입건

기사승인 2020-09-11 21:27:35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문제를 유출한 브로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SAT 문제를 불법으로 빼돌린 브로커 1명을 구속하고 이를 활용한 강사 1명, 학부모 20여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 A씨는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0여차례에 걸쳐 중국 등지에서 SAT 문제를 유출했다. 이후 SAT 강사 B씨에게 문제를 넘겼고, B씨는 정답지를 만들어 문제지와 함께 학부모 등에게 넘겼다. 정답지와 문제지는 건당 2000∼5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SAT가 같은 날 전 세계에서 진행되면서 시차가 생기는 점을 악용했다. SAT 시험 당일 중국에서 문제를 유출한 뒤 답안지를 만들고, 중국보다 시험을 늦게 보는 유럽에 있는 학생에게 미리 문제와 답안지를 볼 수 있도록 전송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최근 이들은 미국에서 밀봉한 시험지가 시험일 약 1주일 전에 전 세계에 배포된다는 점을 파악해,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중국에서 시험지를 빼돌리기도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들이 실제로 미국 주요 대학에 합격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구속된 A씨, 입건된 강사 B씨, 학부모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또 다른 학원에서도 시험지가 유출됐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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