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연골어류인 상어는 대부분 이빨 화석만 남아있어 멸종 이전 생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메갈로돈 역시 약 18㎝에 달하는 어른 손바닥 크기의 이빨 화석 말고는 확인된 것이 없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드폴대학교 고생물학자 시마다 겐슈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멸종 악상어목 상어들의 이빨 화석으로 몸길이를 유추하는 연구를 통해 약 1500만~360만년 전 바다 생물들을 공포에 떨게 한 메갈로돈이 최대 15m에 달했으며, 비슷한 다른 상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압도적인 큰 몸집을 가졌다는 결과를 최근 과학 저널 ‘역사 생물학’(Historical Bi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국제 학술 전문 출판사 ‘테일러 앤드 프랜시스 그룹’(Taylor &Francis Group)에 따르면 연구팀은 현존하는 육식성 악상어목 상어의 이빨과 턱, 몸통, 지느러미 등 각 부위의 측정치를 기준으로 활용해 멸종 상어의 이빨 화석으로 몸집을 추정할 수 있는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총 70개 속(屬)의 비플랑크톤 섭식(non planktivorous) 악상어목 상어의 크기를 산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메갈로돈은 최대 약 15m에 달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이는 다른 육식성 상어가 모두 7m를 넘지 않는 한계를 갖고 있었던 점에서 확실히 보통 상어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다.
고래상어나 돌묵상어 등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는 여과 섭식 상어만 이와 비슷한 덩치를 갖고 있다.
또 공룡시대인 중생대 때보다는 그 이후인 신생대 때 몸집이 큰 악상어목 상어가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난태생인 악상어목 상어들이 어미 배 속에서 일찍 부화해 다른 알을 먹고 일정한 크기로 자라는 독특한 번식 전략을 통해 큰 덩치를 갖게 됐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로는 악상어목 상어 중 일부가 6m 넘는 큰 덩치를 갖게 진화한 것은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온혈동물의 특성이 작용한 것으로 제시됐다.
시마다 교수는 멸종 생물의 몸집을 파악하는 것은 생태와 진화 맥락에서 중요하다면서 “악상어목 상어는 공룡시대 이후 바다의 육식 동물을 대표하는 생물”이라며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해양 생태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윌리엄 패터슨 대학교 환경과학과의 마이클 그리피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메갈로돈이 확실히 예외적인 몸집을 가졌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밝혔다.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