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유학 중이던 여대생 A(21)씨는 지난 2월 10일 자정 무렵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 철길을 건너다 트램(노면전차)에 치여 사망했다.
트램 정거장의 철길을 건너던 A씨가 턱에 걸려 넘어졌고 다시 일어나려던 순간 정거장에서 막 출발한 트램이 A씨를 그대로 덮쳤다.
5개월간 진행된 수사의 결론은 피해자 과실이었다. 피해자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갑자기 철길을 건넜고 트램 기관사가 운전석에서 넘어진 피해자를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현지 검찰은 이런 사정을 들어 '기관사가 예상하기 어려운 사고'였다며 피해자 과실에 따른 단순 사고로 규정, 지난 7월 30일 법원에 수사 종료를 요청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명백한 부실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통유리로 된 운전석 앞 시야가 넓게 트여 있어 기관사가 전방 주의 의무만 제대로 지켰다면 피해자를 충분히 식별할 수 있었다는 게 유족 측의 주장이다.
실제 트램 기관실 내 CCTV 영상에는 피해자가 철길을 건너는 순간부터 넘어졌다가 일어나려는 장면까지 고스란히 담겼다. 유족 측은 이 CCTV가 기관사 눈높이와 같은 위치에 설치돼 있다고 했다.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라는 검찰 측 주장도 목격자의 진술을 반영한 것일 뿐이며 CCTV상 A씨가 철길을 건널 당시 흔들림이 없었고 실제 부검에서는 알코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유족 측은 "피해자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진실을 외면하고 수사를 대충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법원의 재수사 결정을 통해 사고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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