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오리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개편을 맞았다. 9년간 농구 판을 떠나있던 강을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고, FA였던 이대성을 잡았다. 기존의 이승현-최진수-허일영 라인업에 이대성이 합류하면서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성했다. 여기에 제프 위디와 마커스 데릭슨 등 외국 선수도 준수하게 뽑으면서 단숨에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시즌 시작 전 팀의 기대는 어느 정도 들어맞은 듯 했다. 오리온은 지난 9월 군산에서 열린 KBL 컵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컵대회 4경기에서 평균 90점이 넘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자 오리온은 . 지난 10일 부산 KT와 공식 개막전에서 3차 연장 끝에 116대 115로 패배한데 이어, 지난 11일 홈경기에선 전주 KCC에게 92대 79로 패배하면서 2연패에 빠졌다.
외국 선수 위디가 부상으로 결장한 것이 뼈아프다. 수비력이 좋은 위디는 컵대회 첫 경기에서 발목을 접질러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빨라야 1라운드 중반에야 복귀가 가능한 상황.
위디의 공백을 로슨 홀로 떠앉고 있다. 로슨은 2경기에서 평균 30.5득점을 올리면서 공격에선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올 시즌 신장이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202㎝의 로슨이 홀로 골밑을 책임지기에는 무리다. KT전과 KCC전 모두 외국 선수들의 골밑 공격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리온의 낮은 높이를 공략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오리온의 또 다른 문제점은 백업 선수 부족이다. 오리온의 주전 라인업은 다른 9개 구단과 비교해봐도 압도적이다. 현재 라인업에 들어있는 국내 주전 선수들은 국가대표팀 경력이 있을 만큼 화려하다.
반면 벤치 멤버는 그러하지 못하다. 김강선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식스맨도 없다. 사실상 6~7인 로테이션으로 팀이 돌아가고 있다. 현재 10개 팀 중 가동 인원이 가장 적은 팀이 오리온이다. 오리온의 최근 2경기 벤치 득점 비중은 17% 밖에 되지 않는다.
여기에 KCC전에서 2쿼터 중반 최진수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코트를 떠났다. 가용인원이 많지 않은 오리온에겐 최악의 상황을 맞이한 셈. 최진수를 대체할 만한 장신 포워드도 없어 강 감독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연패에 빠진 오리온은 15일에는 안양 KGC를, 17일에는 울산 현대모비스를 상대한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만난다. 이들을 상대로 오리온이 반전 시나리오를 써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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