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은 올 시즌 유달리 4쿼터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 시즌 4경기에서 4쿼터 득점이 상대에 비해 모두 적었다.
이번 경기 전까지 삼성의 4쿼터 평균 득점은 19.5점(리그 6위)로 준수한 편이지만 4쿼터 실점이 무려 26.5점으로 상대팀에게 가장 많은 골을 내줬다. 승부처 집중력이 가장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삼성이 상대할 전자랜드는 4쿼터에 올 시즌 가장 강한 팀이었다. 4쿼터 평균 득점이 22.8점으로 리그 1위다. 4쿼터 평균 실점은 16.0점으로 가장 적었다. 이날 경기는 4쿼터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날 경기 전반전은 어느 한 팀도 앞서가지 못했다. 양 팀 모두 빠른 페이스를 유지했다. 전반전 종료 당시 49대 48, 전자랜드의 1점차 리드였다.
3쿼터 삼성이 리드를 확실히 가져갔다. 외국인 선수 아이제이아 힉스가 연속 득점을 올리면서 분위기를 타기 시작했고, 전자랜드의 무리한 공격을 김광철이 속공 득점으로 마무리하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3쿼터 종료 6초 전에는 이관희의 패스를 받은 제시 고반이 3점슛을 적중시켰다. 3쿼터는 76대 63, 삼성이 13점차로 앞섰다. 이날 가장 큰 점수차였다. 삼성의 승리가 유력해보였다.
하지만 4쿼터 악몽이 시작됐다. 3쿼터에 보여줬던 유기적인 움직임은 실종됐다. 쿼터 시작 4분동안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전자랜드는 10점을 올리면서 3점차까지 쫓아왔다.
성급해진 삼성은 무리를 해서라도 공격을 시도했지만 실타래를 풀지 못했다. 오히려 전자랜드에게 역공을 맞으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삼성의 고질병이 또 도졌다. 이관희, 힉스가 번갈아가며 슛을 시도했지만 공은 림을 외면했다.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82대 82 동점인 상황. 임동섭은 왼쪽 45도 3점슛 라인에 서있던 김준일의 패스를 받자마자 지체없이 바로 슈팅을 시도했고,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극적으로 리드를 가져갔다. 이후 전자랜드는 파울 작전을 시도하며 승부를 뒤집으려 했지만 실패하며 삼성이 간신히 승리를 올렸다.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경기 후 “이전 경기에 대한 비디오 미팅을 하면서 4쿼터에 대한 긴장감을 즐겨보자는 말을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한다고 했다”며 “하지만 전자랜드 전에서도 여전히 문제가 많았다. 4쿼터 실점이 많다. 승리했지만 문제점은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고 한탄했다.
김준일 역시 “개막 때부터 4쿼터에 무너지면서 내리 패배했다. 그런 부분이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는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문제점이 반복해서 드러나고 있지만 쉽사리 고쳐지지 않는 삼성이다. 다행히 시즌 첫 승을 올리며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지만,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삼성은 오는 24일 창원 LG 원정 경기에서 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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