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농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모든 구단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된 연습 기간을 가지지 못했다. 10개 구단 감독들은 코로나19에 울상을 지었다.
특히 외국 선수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입국이 늦어졌고, 2주 간의 격리 기간으로 인해 몸을 만들 시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시즌 초반에 압도적인 외국인 선수가 보이지 않는 이유다.
이로 인해 국내선수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팀의 순위가 크게 갈리고 있다.
현재 5승 1패로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천 전자랜드가 대표적이다. 현재 전자랜드의 외국 선수들은 올 시즌 평균 득점이 15점을 못 넘기고 있다. 득점 순위 2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특히 팀의 1옵션인 헨리 심슨은 현재 공격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공격에서 팀이 어려울 때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걱정이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전자랜드가 1위를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이대헌을 비롯한 국내선수들의 꾸준한 득점력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외국 선수의 득점에 크게 의존했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이 7점에 그쳤던 이대헌은 올 시즌 평균 15.2득점을 올리며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 선수 중 득점 5위에 달한다.
여기에 김낙현(12.8득점), 정영삼(9.3득점), 전현우(9.0득점) 등 국내 선수들이 알짜배기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이끌고 있다.
3위 안양 KGC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특히 올 시즌 리그 정상급 가드로 올라선 변준형의 활약이 돋보인다.
3년차를 맞이한 변준형은 현재 8경기에서 평균 13.0득점 5.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KGC의 앞선을 책임지고 있다. 앞선 두 시즌에서는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올해는 일취월장한 기록으로 선발자리를 꿰찼다.
특히 올해 화려한 돌파와 더불어 스탭백 기술을 장착하면서 득점력이 크게 늘었다. 김승기 KGC 감독도 변준형에게 최근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4쿼터 승부처에는 외국 선수보다 변준형의 아이솔레이션(1대 1공격)을 계속 지시하고 있다.
변준형의 활약과 더불어 시즌 초반 부진했던 오세근(12.8득점)과 이재도(11.5득점)도 점점 정상궤도로 돌아오면서, KGC는 올 시즌 왕좌를 위협할 다크호스로 평가받고 있다.
4위 오리온도 국내 선수들의 활약에 순위권에 올랐다. 올 시즌에 앞서 영입한 이대성 효과를 보고 있다. 이대성은 현재 17.86득점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1위, 전체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의 골밑을 책임지는 이승현도 13.9득점을 올리고 있다. 팀의 간판 슈터 허일영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고 있다. 현재 부상으로 이탈한 최진수가 복귀를 한다면 팀순위가 더욱 올라갈 여지가 있다.
앞선 팀과는 다르게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저조한 팀들은 하위권에 맴돌고 있다.
올 시즌 조성원 감독 부임 후 공격농구로 팀 컬러를 바꾼 LG는 현재 2승 5패로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평균 79점(리그 9위)을 넣는데 그쳤다.
캐디 라렌과 리온 윌리엄스, 두 외국인 선수는 제 활약을 하고 있지만 문제는 국내 선수다. LG는 평균 득점이 두 자릿인 국내 선수가 없다. 김시래가 평균 9.3득점, 서민수가 평균 9.1득점을 기록 중이며, 이외에는 평균 5점 이하를 기록 하고 있다. 다른 팀과 크게 비교된다.
서울 삼성은 평균 득점이 10점이 넘어가는 선수가 김준일(12.7득점), 이관희(11.7득점), 임동섭(10.6득점) 등 총 3명이나 되지만, 최하위에 쳐져있다.
삼성의 문제점은 4쿼터 부진으로 지적된다. 삼성은 4쿼터 평균 득점이 18.9점으로 저조한 편인데, 국내 선수들의 합산 평균 득점이 8.3점으로 10득점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인 순간 국내 선수들이 부진해 외국 선수들에게 가는 부담이 커지면서 승리와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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